민주, 한덕수 출마론에 잇단 견제구

박찬대 “오늘 불출마 선언하라” 경고
진성준 “재탄핵 소추 추진” 공개제안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25-04-24 13:44:24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론에 무게가 실리자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견제하고 나섰다.


민주당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4일 한덕수 대행을 향해 "대선 출마 망상을 버리고 오늘 국민 앞에 불출마를 선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한 총리가 잠시 후 국회에서 추경 예산안 시정연설을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12.3 내란 막을 의지도 능력도 보이질 않았다"며 "국민이 이룬 123일의 빛의 혁명 기간에도 국민이 아닌 내란 세력 눈치 보기와 위헌적 월권으로 내란 수괴 대행을 자처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이 내수와 소비 진작을 위해 대규모 추경이 필요하다고 연초부터 촉구했지만 뒤늦게 12조 찔끔 추경을 들고 와 생색내려고 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한참 밑지는 통화를 하고도 대단한 업적인 양 자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외신에 출마설을 흘리면서 국내에선 아닌 척 차출론인지 추대론인지 상황을 즐기고 있다"며 "대선 출마 자격도, 능력도, 깜냥도 되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박 원내대표는 "그럼에도 한 총리가 대선에 출마한다면 그것 자체가 대한민국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를 다시 짓밟는 제2차 내란이자 윤석열을 부활시키려는 두 번째 친위쿠데타 다름 아니다"라며 "1970년 공직에 입문해 국무총리만 두 번 역임했고 선출되지 않는 최고직인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경험했으면 충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허황한 야욕을 버리라. 앞으로 40일 대선 공정하게 관리하고 국정을 안정시키는 게 55년 공직 봉사의 명예를 지키는 유일한 길임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한덕수 대행의 탄핵소추 여부를 두고도 딜레마에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관세 협상에서 차기정부의 발목을 잡을 불가역적 합의를 하지 않도록 차단해야 한다는 반면, 섣불리 탄핵하면 한 대행의 대선 출마 명분을 만들어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서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7일 본회의에 한 대행 탄핵소추안을 올릴지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과 트럼프 정부와의 관세협상 추진을 월권으로 규정하는 탄핵소추 사유도 마련했지만 결국 추진하진 못한 것이다.


그 후에도 한 대행 탄핵 논의는 내부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당과 국회가 결단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를 즉각 추진하자”고 공개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 대변인이 나서서 지도부 차원에서 논의한 적 없다며 경고성 발언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처럼 민주당이 한 대행 탄핵소추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대선 출마만 돕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이다. 정치권에선 한 대행이 출마 시기를 저울질하는 상황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외신 인터뷰에서 구태여 대선 출마 여부 질문에 ‘노코멘트’라고 답한 이후 민주당도 한 대행 출마를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탄핵을 추진하면 한 대행에게 출마 적기를 마련해주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탄핵안이 통과되면 직무가 정지돼 사퇴할 수 없기에 자진 사퇴할 명분을 세워주고, 거대정당의 연이은 탄핵으로 탄압받는 상황에 맞서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서사도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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