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경찰청장·서울청장·용산서장 집무실 압색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22-11-08 13:46:49

용산구청, 서울시 소방 관련 조직도 일제 압수수색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핼러윈 참사' 부실 대응을 수사하는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8일 경찰청과 서울경찰청, 용산경찰서 등 55곳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앞서 지난 2일 서울경찰청과 용산경찰서, 용산구청 등 8곳에 대한 압수수색 후 6일 만이다.


이날 압수수색에서 윤희근 경찰청장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 경찰 수뇌부 집무실이 포함됐다.


또 서울경찰청 정보·경비부장실과 112상황실장실, 용산경찰서 정보·경비과장실도 압수수색 대상이 됐다.


특수본은 용산구청에도 수사 인력을 보내 용산구청장실과 부구청장실, 행정지원국·문화환경부 사무실, CCTV 통합관제센터 등 19개소에서 관련 자료 등을 확보 중이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와 서울종합방재센터 종합상황실, 용산소방서 등 소방 관련 7곳과 서울교통공사 본부, 이태원역 등도 압수수색 중이다.


특수본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주요 피의자와 참고인의 휴대전화와 핼러윈 축제 관련 문서, 관련 CCTV 영상파일, 컴퓨터 저장 정보 등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참사 당일 많은 사람이 몰릴 거라는 용산경찰서의 내부 보고가 사전에 있었지만, 윗선에서 대통령실 주변 집회에 집중하라며 보고를 묵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를 올렸던 경찰 A씨는 자신이라도 직접 현장에 나가겠다고 했지만, 그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 씨는 이후 저녁 8시 반쯤 작성한 보고서를 서울경찰청 첩보관리시스템에 올렸다.


하지만 보고는 이 시스템 설정에 따라 72시간 뒤 자동 삭제됐다.


삭제 시점은 참사 당일인 29일 저녁 8시 30분쯤이었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참고인 신분으로 A 씨를 불러 이 같은 내용의 진술을 확보했다.


특수본은 A 씨 보고 내용이 용산서장은 물론이고, 치안 대책을 세운 112상황실이나 기동대 배치를 하는 경비과에도 전파되지 않은 사실도 확인했다.


또 이 보고서를 만든 경찰관의 의견을 묵살했던 상급자들이 사고가 일어나자 증거인멸과 회유에 나섰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해당 경찰관이 사무실 PC에 저장돼 있던 보고서를 없애라는 윗선의 지시를 거부하자 다른 직원을 시켜 그걸 삭제하도록 한 걸로 드러났다.


정보과장은 참사 발생 직후 A 씨에게 인파 위험을 경고한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을 어디에도 알리지 말라고 했고, 정보계장은 참사 당일 정보경찰관들이 현장에 배치됐었다는 취지로 말을 맞추자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본은 직권남용과 증거인멸 등 혐의로 입건한 이들을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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