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오세훈, 이재명 비판 등 연일 정치 현안에 목소리
황우여 등 여당 비대위 공관 초청 만찬도...대권행보 본격화?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24-06-06 13:47:03
국민의힘 관계자는 6일 "오세훈 시장이 이재명 대표를 3일 연속 직접 비판한 건 이례적"이라며 "본격적인 차기 대권 경쟁 대열에 참전한 것"이라고 했다.
오 시장이 전날 서울 한남동 공관으로 황우여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을 초청해 만찬을 한 것도 대권 행보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오 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가 언급한 연금개혁 모수개혁은 더 내고 더 받는 것인데 국민연금 고갈시점이 고작 9년 늘어난다"며 "이걸 두고 개혁이라고 하기도 민망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모수개혁을 해도 10대, 20대인 잘파(Z+알파)세대에게 연금은 내기만 하고 못 받는 돈이라는 사실은 변함없다"며 "이 대표의 모수개혁 재촉은 불량품을 내놓고 빨리 사라고 종용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4일에도 오 시장은 "이 대표는 이화영 특검법으로 사전 면죄부라도 받으려는 것이냐"고 공세적인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이 3일 발의한 대북송금 사건 검찰 허위진술 강요 진상규명 특검법이 이 대표 측근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 판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짙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앞서 이 대표가 지난 3일 서울시에서 내놓은 정책 중에 정관 복원 수술 지원 정책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하자 오 시장은 3시간 만에 "이 대표는 저출생을 위해 뭘 했나"라며 조목조목 반박하기도 했다.
이 같은 오 시장의 모습은 이례적이다.
지난 2월 오 시장이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을 제안한 것을 민주당이 비판하자 서울시가 재반박하는 대리전 정도가 전부였다.
특히 4.10 총선 과정에서 오 시장은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정치현안에는 말을 아꼈었다.
이런 변화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총선 참패 이후 여당에서 이 대표를 시원하게 비판하지 못하고 연금개혁 등 정책이슈에 질질 끌려다니기만 하는데, 오 시장이 직접 등장해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오세훈 대 이재명 구도를 만들려는 전략으로 보인다"라며 "동시에 점잖은 오세훈 이미지에서 탈피해 전사적인 오세훈 이미지도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한 질타도 있었다.
지구당 부활 논쟁에 오 시장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다.
그는 지난 5월31일 "지구당 부활은 개혁이 어긋난 방향으로 퇴보하는 것"이라며 "지구당은 지역 토호의 온상이었고, 헌금 많이 한 사람이 지방의원을 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초선 의원 시절인 2004년 이른바 오세훈법(정치자금법ㆍ정당법ㆍ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밀어붙여 통과시킨 당사자로 이번에도 지구당 부활은 반(反)개혁이라는 점을 내세운 것이다.
특히 그는 "여야가 동시에 지구당 부활 이슈를 경쟁적으로 들고나온 건 당 대표 선거에서 이기고 당을 일사불란하게 끌고 가려는 욕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구당 부활을 추진하는 이 대표와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한데 묶어 비판한 셈이다.
지난 5월 중순 오 시장은 국가인증통합마크(KC) 미인증 제품에 대한 해외 직구 정책을 놓고 한 전 위원장과 온라인에서 공개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오 시장은 "해외 직구 금지조치 논란 당시 안전과 기업보호는 직구 이용자의 일부 불편을 고려해도 포기할 수 없는 가치"라며 정부를 옹호했다.
당시 한 전 위원장에 이어 나경원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이 졸속 시행 무식한 정책이라며 현 정부를 맹공한 것과 궤를 달리했다.
다만 오 시장은 "우리 모두 국민을 위해 뛰자"며 더 이상의 확전에 나서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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