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부실한 결정이 부끄러운 결말 낳았다" 이준석과 결별 선언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4-02-20 13:52:20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새로운미래 이낙연 대표가 20일 "부실한 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며 개혁신당과의 통합 결렬을 선언했다.
지난 9일 제3지대 4개 조직(개혁신당·새로운미래·새로운선택·원칙과상식) 통합을 선언한 지 11일 만이다.
이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당 통합 좌절로 여러분께 크나큰 실망을 드렸다. 사과드린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개혁신당 최고위원회 도중 “통합 주체들의 합의는 부서지고 민주주의 정신이 훼손됐다”고 반발하면서 퇴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2월 9일 (통합 당시) 합의를 허물고, 공동대표 한 사람에게 선거 전권을 주는 안건이 최고위원회 표결로 강행 처리됐다”며 “그것은 최고위원회의 표결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실제 지난 9일 제3지대 4개 세력 간 통합 합의문에는 '이낙연, 이준석 공동 대표 체제로 하되 (선거 관련 전권을 갖는)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낙연 대표로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그러나 개혁신당 최고위가 이 같은 합의 내용을 무시하고 선거 전권을 이준석 대표에게 넘기는 안건을 표결로 강행처리하면서 사달이 난 것이다.
이낙연 대표는 특히 “그들은 특정인을 낙인찍고 미리부터 배제하려 했다”며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 입당을 반대했던 이준석 대표가 ‘(입당을) 환영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내달라’고 요구한 사실을 밝혔다.
그러면서 “낙인과 혐오와 배제의 정치를 극복하려던 우리의 꿈이 짓밟혔다”고 성토했다.
이어 “그 점을 미처 알지 못하고 잘못된 통합을 했다면 여기서 멈춰야 한다. 계속 가는 건 국민을 속이는 일"이라면서 "(그동안) 제3지대의 통합정당을 하겠다는 정신에 어긋나는 일들이 너무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명을 정하는 것부터, 초기 (개혁신당) 당직을 인선하는 것부터 다 양보했고 마지막 남은 게 공동대표직과 총괄선대위원장이라는 리더십인데 (이준석 대표 측이) ‘이 리더십마저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선거는 내가 치르고 공천은 김종인 비대위원장’ 이런 통합을 왜 해야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따져봐야 할 대목들을 따져보지 않은 채 ‘묻지 마 통합’이 부른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그 점에 있어서는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고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공동대표에 대해서는 “양당정치(폐해)를 극복하라고 했더니 제3지대 극복을 하고 있어서 왜 그러는지 잘 모르겠다”며 “모든 것을 승부로 보고, 모든 것을 주도권으로 보는 (이준석) 특유의 스타일이 또 여기서 나타나는 게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패권, 독선, 또 배제, 오만, 결과적으로 무능 이런 정치를 극복하고자 제3지대 통합을 만들었는데 여기서 그런 정치를 하면 안 된다”며 (안철수, 손학규, 황교안 등) 그동안 악연으로 끝났던 이준석 대표의 지난 사례를 겨냥하기도 했다.
한편 제3지대 4개 세력이 통합을 선언한 이후 첫 조사에서 개혁신당 지지율은 4%였다. 여론조사 기관 갤럽이 지난 13~15일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해 16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37%와 31%를 기록한 반면 개혁신당 성적표는 이처럼 초래했다.
무엇보다 같은 조사에서 유권자 18%가 ‘제3지대 다수 당선'을 희망하고 특히 무당층에선 26%가 제3지대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현재의 개혁신당이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체성이 다르고 지향점이 다른 이질적인 세력의 이합집산 결과라는 것이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수치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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