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기습 출두’ 송영길 청사 로비에서 돌려보내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23-05-02 13:57:35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금품 살포의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오전 현시점에서는 조사가 어렵다는 검찰 측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자진 출두를 강행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날 조사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며 송 전 대표를 청사 로비에서 돌려보냈다.
송 전 대표는 청사에서 나와 "귀국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검찰은 저를 소환하지 않고 주변 사람을 괴롭히고 있다"며 "검찰은 주위 사람을 괴롭히지 말고 저 송영길을 구속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한번 2년 전 민주당 전당대회 금품수수 논란에 대해 송구스럽고 죄송하다"며 "모든 것은 저의 책임"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일 “얄팍한 출두쇼”라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겉으로는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듯하나 실제로는 검찰 수사를 방해하고 여론을 호도하려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또 “이미 검찰은 송 전 대표 자택과 후원조직에 이어 경선캠프 관계자들까지 압수수색을 하면서 돈의 흐름을 밝혀나가고 있다. 그런데도 송 전 대표와 민주당은 사건을 덮는 데만 급급하다”며 “송 전 대표가 지금 할 일은 위장 탈당쇼, 꼼수 출두쇼가 아니라 돈 봉투 의원들과 함께 솔직하게 모든 진상을 밝히고 국민 앞에 사죄하는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송 전 대표는 앞서 지난달 24일 프랑스 파리에서 귀국한 뒤 25일 검찰에 자진 출석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은 "수사 일정상 아직 조사 대상이 아니다"라며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서면진출서를 제출하라"며 출석 불가를 통보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9400만원 이상이 살포된 정황이 포착된 이상, 즉 플러스 알파(α) 자금이 확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송 전 대표가 '기습 출두' 전략을 구사한 것에 대해 법조계에선 구속영장을 피하기 위한 꼼수로 보고 있다.
향후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 등에 대비해 '수사를 회피하지 않고 적극 협조한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제스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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