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지하철 시위 재개’ 논란 확산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22-12-27 13:58:05

박경석 “장애인 권리 위해 투쟁 다시 시작”
오세훈 “불법에 더 이상 관용 없어” 강경 대응 예고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가 2023년도 예산안 가운데 장애인 권리보장을 위한 예산이 거의 증액되지 않았다면서 지하철 출근길 시위 재개를 선언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27일 오전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포기할 수 없는 장애인들의 권리를 위해 다시 투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시민들과 부딪히면서 1년 내내 (증액 요구를)외쳤고, 그나마 대한민국 사회가 그런 정도의 힘과 믿음이 있다고 생각했다. (시위)현장에서 욕설도, 혐오도 많이 하셨지만 지지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었는데 이렇게까지 할 줄 몰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하철 운행방해 시위는 혐오감만 키울 것’이라는 지적의 목소리에 대해서는 “장애인에 대한 혐오감을 키우고 있는 것은 지금까지 장애인의 기본적인 권리조차도 보장하지 않는 무관심, 무책임 권력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해 언급 없이 뜬금없이 혐오만 키운다고 얘기하는 이 문제는 또다시 장애인과 장애인을 갈라치기 하는 이야기일 뿐”이라며 “장애인이 왜 지하철에서 1년을 외치고 있는가, 같이 시민 권리를 보장해달라고, 탑승 좀 시켜달라고 외치는 것들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고 얘기를 하는 게 적절하지 않겠는가”라고 꼬집었다.


또 그는 “장애인과 서민, 약자와 약자의 대결 구조로 갈등을 부각시키려고 하는 것들에 대해 다시 짚어봐야 한다”며 “서민이냐, 장애인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사회에서 장애인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문제를 좀 더 얘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희가 지하철 타면서 부딪치는 시민들에게 무거운 마음으로 죄송함을 전하고 있고, 그 죄송한 마음과 함께 국가 권력이, 그리고 기본적 권리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 무책임함에 대해서도 좀 고민해주십사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위 재개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강조하고 나선 것에 대해서는 “무책임의 원칙을 진행해 왔던 것부터 먼저 반성하라고 촉구하고 싶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전장연에 침묵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꼭 오세훈 시장님께서 국회에서 예산이 통과되지 않으면 그때 (시위를)다시 하라고 했고 오세훈 시장도 책임져야 할 것들이 있다”며 “서울시가 2004년도와 2022년도에 지하철 엘리베이터 100% 설치를 약속했는데 (지켜지지 않은 것에 대해)사과하셔야 하고 지하철 리프트와 에스컬레이터에서 떨어져 사망한 장애인들이 있는데 이것들에 대해서도 사과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오세훈 시장은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 재개 방침에 대해 지난 26일 “용납할 수 없다”며 강경 대응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오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년 넘게 지속된 지하철 운행 지연 시위에도 시민들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로 극도의 인내심을 보여주셨지만 서울시장으로서 더 이상 시민의 피해와 불편을 방치할 수는 없다”며 “시위 현장에서의 단호한 대처외에도 민ㆍ형사상 대응을 포함해 필요한 모든 법적 조치를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법에 관한 한 더 이상의 관용은 없다”고 강한 어조로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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