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허은아-이준석 갈등 폭발
許, 李 측근 김철근 사무총장 경질
여영준 기자
yyj@siminilbo.co.kr | 2024-12-23 13:59:52
당 관계자는 23일 “2021년 국민의힘에서 이 의원은 당 대표, 허 대표는 수석대변인으로 인연을 맺었고,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허 대표는 국민의힘 현역의원 중 유일하게 탈당해 개혁신당에 합류했다”고 두 사람의 인연을 소개했다.
하지만 당 대표 경선에서 허 대표가 승리한 이후 치러진 7월 당 연찬회에 이 의원이 불참하는 등 두 사람 사이에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허 대표가 지난 16일 이 의원 측근인 김철근 사무총장을 경질하며 갈등은 폭발 직전에 이르렀다.
허 대표는 당시 SNS를 통해 “지난달 김 전 사무총장이 사무총장의 권한을 확대하는 당헌ㆍ당규 수정안을 논의했다”며 “당 대표로서 원활한 당무를 하기 위해 몇 개월간의 고민 끝에 김 사무총장에 대한 경질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허위 사실로 당원들에게 해명해봐야 하루도 못 간다”며 허 대표가 문제 삼은 '당헌ㆍ당규 수정안’ 회의와 관련한 당 사무처의 경위서를 공개했다. 여기에는 김 사무총장과의 회의는 당헌ㆍ당규 태스크포스(TF)의 통상업무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주장이 담겼다.
두 사람의 갈등이 더욱 깊어진 것은 '12.3 비상계엄 사태’로 조기 대선이 가시화하면서다.
문제는 그가 출마하더라도 당세가 미미한 개혁신당 후보로 나서기보다는 국민의힘과 합당해 여당내에서 경선을 치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이 의원은 현재 “합당은 절대 없다”는 입장이지만 과거 바른정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참패한 유승민 전 의원의 길을 걷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반면 허 대표는 개혁신당 독자 후보를 선거에 뛰어들게 해 당 대표의 존재감을 부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3석에 불과한 개혁신당이 국민의힘과의 합당 과정에서 의미 있는 양보를 얻어내기 어려워 원외 인사인 허 대표는 정치적 입지가 위축될 가능성이 큰 까닭이다.
당 관계자는 “외형적으로는 인사 문제가 갈등의 원인이지만 큰집에 들어가 대권 주자가 되려는 이 의원과 독자 생존을 모색하려는 허 대표의 갈등이 본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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