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 파고든 '마약 던지기'··· 내시경으로 잡는다
전국 경찰청 71개팀에 보급
가스 배관망ㆍ실외기 등 탐색
찾기 어려운 곳 효과적 대응
연합뉴스
| 2025-06-15 14:03:21
[시민일보 = 연합뉴스] 경찰이 '던지기' 방식의 마약 거래에 대응하기 위해 내시경 카메라를 도입한다.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공간에 숨겨진 마약을 찾아내기 위한 조치다.
15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경찰은 올 하반기 서울, 부산, 대구 등 전국 18개 시도경찰청 마약 전담 수사 71개 팀에 산업용 내시경 카메라를 1대씩 보급하기로 하고 구매 입찰 공고를 냈다.
이번 대책은 한때 '마약 청정국·안전지대'로 평가받던 우리나라에서 하루가 멀다고 마약 관련 소식을 접하게 되는 상황에 맞서, 일상 깊숙이 침투한 마약을 끊어내기 위한 대응책이다.
내시경은 조이스틱으로 튜브를 조작해 4방향 180도 회전이 가능하며, 튜브 전면에 부착된 조명을 통해 어두운 곳에서도 촬영이 가능하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 수사를 위해 내시경을 도입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던지기'방식의 마약 거래는 판매자가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겨둔 뒤 구매자가 찾아가도록 하는 비대면 거래 방식이다.
아파트 화단, 가스 배관, 에어컨 실외기, 천장, 변기 내부, 수도 계량기 등 예상치 못한 곳이 은닉 장소로 활용돼 추적이 어려우며, 주택가나 공공장소 등 일상 공간에 마약이 침투하는 상황이기에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2023년 마약류 사범은 2만7611명(대검찰청)으로 전년 대비 약 50% 늘었는데, 경찰은 최근 마약 유통 대부분이 던지기 수법으로 이뤄진다고 보고 있다.
최근 구속기소 된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의 아들 이모씨 역시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구매해 투약한 혐의다. 다만 이씨의 경우 구매가 여러 차례 불발되기도 했다. 판매상에게 아파트 부근 나무 옆 땅속, 오피스텔 앞 화단, 아파트 소화전 등의 '좌표'를 받아 뒤졌지만 실물을 찾지 못했고, 이 모습을 수상히 여긴 목격자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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