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이재명, 나라 위해 중대 결정 해주길” 사퇴 압박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23-12-06 14:10:41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낸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이 6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나라를 위해 중대한 결정을 해야 한다”며 사실상 대표직 사퇴를 압박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이재명 대표가 총선 지휘봉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선당후사가 제1의 덕목 같지만, 이제는 당보다 나라 걱정을 우선시하는 선국후당이 돼야 한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이 대표가)자기 때문에 민주당이 소위 사법리스크에 꽁꽁 묶여서 아무것도 못하고 오직 여당, 대통령 비판만 하지 않냐”며 “거기에 원외 뿐만 아니라 원내에서도 아주 무지막지한 발언들을 많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우리나라 역사, 민주주의의 기둥이고 민주화의 원천이며 김영삼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 등 훌륭한 전통을 갖고 있는데 이게 거의 사당화됐다”면서 “실제로 지금 패권 정치에서 1인 정당 비슷하게(가고 있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그는 ‘이 대표가 물러날 시 대안이 있냐’는 진행자 질문에는 “당이 있는데 당의 대표를 할 사람이 그렇게 없냐”며 “대안 같은 얘기는 하지 말자”고 잘라 말했다.
최근 민주당이 선거제 공약 파기를 시사한 것에 대해선 “이재명 대표 개인을 위한 것이고 당을 위한 것이지 나라를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맹비난했다.
앞서 홍 원내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물론 약속은 지켜야 하지만 때로는 못 지키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며 “김대중 대통령께서도 지난 1995년 대선 출마 당시 은퇴를 번복하고 다시 복귀를 선언했다. (그 당시)국민께 정중히 사과하고 내가 왜 다시 정치해야 하는지 설명한 게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손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를 김대중 대통령과 견주려고 한 것이냐”며 “김대중 대통령은 IMF 위기를 극복하고 남북 평화를 위해 회담을 했으며 전자산업도 발전시키고 복지를 높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러한 업적은)나라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민주당이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나라를 위한 결정이 아닌 오로지 민주당만을 위한 선택이라는 점을 비판한 것이다.
손 전 대표는 민주당을 두고 “(나라를 위해)무엇을 했냐”며 “그냥 한다는 것이 탄핵이다, 특검이다, 인사청문회는 무조건 반대하고 사표내라(했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오직 싸움밖에 없는 정치 체제를 바꾸기 위해 제가 계속 강조하는 다당제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게 다시 또 돌아가서 지금보다 더 극렬한 대결 정치를 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손 전 대표는 지난 4일에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야가 합의해 연동형을 병립형으로 회귀시키고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이는 거대양당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공고화하고 정치적 대결구조를 심화시키는 커다란 후퇴"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전 총리에 이어 손학규 전 대표까지 전면에 나서 이 대표의 대선 공약인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지키라며 이 대표를 압박하고 있지만, 이 대표는 지난 11월28일 유튜브 라이브에서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 있겠나. 현실의 엄혹함을 무시할 수 없다"고 발언한 이후 당 안팎에서 거센 반대에 직면하자 선거제와 관련해 여론 동향을 살피는 모습이다. 지난달 30일 선거제를 다룬 당 의원총회에서도 이 대표는 침묵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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