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김기현 사퇴 직전 이준석과 비공개 만남 알려져 '술렁'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3-12-14 14:11:47
金 "신당 창당 만류 위해 李 만나...신당에 참여할 생각 없다"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전격 대표직 사퇴를 선언한 가운데 그 전에 비공개로 이준석 전 대표를 만난 사실이 당사자인 이 전 대표를 통해 알려지면서 14일 논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인 윤희석 의원은 "(김 전 대표가) 이준석 전 대표, 김웅, 이상민 의원을 만나기로 한 걸 저는 알고 있었다"면서 "탈당이 우려되는 분들을 만나 탈당을 안 하게끔 작업하고, 또 들어오실 수 있는 분들에 대한 작업도 하고... 뭔가 정치적인 명분을 만들어놓고 사퇴를 하더라도 하자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한 윤 의원은 "장제원 의원 불출마 선언 이후 어느 정도 (사직 ) 분위기가 감지가 된 건 사실"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 혁신위가 국민적으로 꽤 호응을 얻는 발언을 많이 했는데 거기에 대응하는 지도부의 정치적 메시지가 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며 "대응을 잘했다면 적어도 김기현 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 분위기까지는 안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김 전 대표가 이 전 대표와 함께 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하나도 안 어울리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김기현 체제 2주도 못 갈 것'이라고 했던 이 전 대표가 최근에는 굉장히 우호적이길래 왜 그러나 궁금해서 (김 대표한테) 질문드려봤다"면서 "김기현 지도부가 붕괴될 경우 김 대표와 가까운 분들을 끌어들어기 위한 사전작업을 이준석 전 대표가 하지 않았나 그런 느낌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요즘 이 전 대표 발언을 보면 그게 명확히 보인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의원은 이 전 대표가 '김 대표 사퇴는 공천학살의 시작'이라고 언급한 배경과 관련해 '공천에서 탈락한 김 전 대표 측근 포섭을 염두에 뒀다'는 진행자 지적에 대해서도 "그럴 분들이 있을까 싶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금까지의 이준석 전 대표의 정치경로와 영남권의 초선분들, 김기현 전 대표와 가까웠다고 보이는 분들의 정치행로가 전혀 달랐다"며 "갑자기 처지가 비슷해졌다고 손을 잡는 게 국민들께 용납 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김 전 대표 사퇴 과정에 용산이 적극 개입했다'고 보도한 일부 언론에 대해서도 '시점부터 잘못된 억측'이라고 단언했다.
김 전 대표의 울산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제 (대표직 사퇴 선언 때) 울산 얘기를 하지 않았다"면서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이어 "당 대표직을 벗어난 김기현 평의원의 입장에서 다시 돌아봐야 되는 문제"라며 "이걸 당대표직과 연계해서 당을 위한 희생(요구)까지 얘기하기에는 인간적으로 가혹해 보인다"고 말했다.
전여옥 전 의원은 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이준석을 왜 만났나. 어처구니 없고 황당하다"라며 "모양새가 빠진다"고 김기현 대표의 처신을 문제 삼았다.
전 전 의원은 전날 '김기현, 이준석은 왜 만났나' 제하의 블로그 글을 통해 "이준석 신당에 따라 나갈 공선 탈락자를 막기 위해서라는 (김 전 대표) 얘기는 말도 안 된다"라면서 이같이 비난했다.
특히 전 전 의원은 "김기현이 이준석한테 보기 좋게 놀아난 것"이라며 "'나 홀로 결단'을 보여줬어야 하는데 비공개 만남이라면서 다 까발리는 이준석하고 뭐 하는 거냐"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잘 그만뒀다. 내년 총선 나오지 마시라"고 일침을 가했다.
앞서 김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사명을 완수하지 못하고 소임을 내려놓게 돼 송구한 마음이라며 "행유부득 반구저기(行有不得反求諸己) 심정으로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대표직 사퇴를 공식화하면서 총선 불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세간의 관심은 이에 앞서 김기현 전 대표와의 비공개 만남을 공개한 이준석 전 대표 입에 쏠렸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김 대표가 거취 압박을 받게 된 과정에 대한 불쾌감을 토로했다"며 "(회동 공개는) 두 사람의 공통된 의사라고 주장, 이 전 대표 신당에 김 전대표가 합류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초래했다.
그러나 김 전 대표는 추가로 공개한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저는 이준석 신당 창당을 만류했다며 당이 분열돼선 안 되고, 신당에 참여할 생각도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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