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부-여당 협의 안 되면 예산 수정안 단독 처리” 으름장

여영준 기자

yyj@siminilbo.co.kr | 2023-12-07 14:16:30

김기현 “학생이라면 퇴학감”...윤재옥 “백기투항 요구하는 협박”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정부·여당과 합의 되지 않으면 민주당 수정안을 단독으로라도 처리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는데 대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7일 “학생이라면 퇴학감”(김기현), “백기투항 요구하는 협박”(윤재옥)이라고 반발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예산안 심사는 뒷전이고 정쟁 유발에만 화력을 쏟아붓고 있다"라며 "이쯤 되면 학교라면 퇴학감, 회사라면 해고감"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사실상 내일 본회의를 끝으로 정기국회가 마무리될 예정이지만 내년도 예산안 처리는 여전히 표류하고 있다"라며 "윤석열 정부의 국정철학에 따라 편성된 예산안에 대해 민주당은 자신들의 시각으로 오리고, 붙이려 몽니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대장동, 김건희 특검을 날치기로 강행 처리하려 하고, 정기국회 마치자마자 임시회를 열어 정쟁 요소 사안에 대해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윽박지르고 있다"라며 "특검과 국정조사를 실시하겠단 것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향한 국민 비판을 희석시키기 위한 국면 전환용"이라고 쏘아붙였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민주당이 정부 예산안을 누더기로 만들고서 합의 불발 시 민주당 수정안을 단독으로 처리하겠다고 하는 것은 헌법에서 허락되지 않은 입법독주"라고 가세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협상할 준비가 오래전부터 돼 있다고 말하지만, 예산안 수정안 단독 처리 운운은 정부·여당의 백기투항을 요구하는 협박이지 협상하자는 태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년도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이 닷새가 지났지만, 협상은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예산안 처리가 늦어지는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는 "경제 상황은 어렵고 세수가 넉넉지 않은 만큼 이번 정부 예산안은 부처별 수요와 정책효과를 고려해 신중하게 수립했다"며 "여야는 이런 예산안을 낭비가 없도록 면밀히 살피고 민심을 반영할 수 있도록 조정하되, 각 부처 공무원이 심사숙고해 수립한 예산안 편성방침이나 집행계획을 최대한 존중하는 것이 3권분립 원칙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윤 원내대표는 "야당의 정부 예산안을 폄하하는 태도가 도를 넘었다"며 "민주당은 이번 예산안을 ‘청년 사다리는 걷어차고 취약계층과 지역이 내미는 손은 뿌리친 비정한 예산’이라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에서 정부의 청년취업 예산을 80%나 삭감하고서 청년사다리를 걷어찼다고 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라며 "또한 정부에서 복지예산을 역대 최대로 편성하고 여당이 취약계층 예산을 집중 증액했음에도 몇 개 사업만 예를 들어 비정하다고 힐난하는 것은 전형적인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예산폭주를 위한 명분쌓기용 발언이 민주당이 정말로 협상하고자 한다면 예산안 난도질과 흠집내기, 단독처리 협박을 멈추고 정부와 여당, 그리고 헌법에 대한 존중을 최대한 보여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과학기술, 청년, 취약계층, 지방시대를 강조했지만 예산안은 정반대”라고 비판했다.


이어 “IMF때에도 늘렸던 R&D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로 삭감한 것은 물론 청년내일채움공제는 4200억원,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은 2400억원, 희귀질환자 지원은 134억원 삭감했다”며 “어르신 문화활동 지원사업은 폐지하고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은 하나도 편성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제부터 야당 협조를 구한다’는 것이 그동안의 잘못을 숨기고 엉터리 예산을 밀어붙이겠다는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면 단념하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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