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민정수석들, 민주당 내 이낙연 집단 성토 기류 우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3-12-18 14:16:44

이철희 "서명작업, 아무 노력없이 李 나쁜 놈 만들려는 것"
최재성 "李, 과거 박지원 등 탈당 때와는 달라...설득해야"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친명계 중심으로 이낙연 전 대표를 비난하며 신당창당 반대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데 대해 문재인 정부 당시 정무수석을 지냈던 전직 의원들이 이구동성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21대 총선 당시 불출마 선언을 했던 이철희 전 의원은 강득구 의원 등 친명계 초선들이 주도하는 '이낙연 창당 반대' 작업에 이날 현재 당내 의원 100여명이 이름을 올린 데 대해 "(이낙연 전 대표에게)나가라는 것 밖에 더 되느냐"면서 "문제 제기가 뭔지, 옳다면 수용해서 해소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거 전혀 없이 '잘못됐다, 그만하라'는 게 과연 같은 당 유력 정치인을 대하는 태도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한 이 전 의원은 "총리, 유력한 대선주자, 당 대표까지 지냈던 분이 (창당이라는)그런 선택을 할 때는 (만류하며)설득하는 노력이 먼저 있어야 한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특히 그는 "(서명 작업은)나간다는 걸 전제로 (이 전 대표를)나쁜 놈 만들려는 것"이라며 "그렇게까지 했는데 이낙연 전 총리가 회군할 명분이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이어 "이 전 대표도 서두르고 명분 제시가 부족해 과연 그 길이 정답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지만 당내에서 다루는 방식도 저렇게 하면 안 된다"면서 "당 대표가 좀 나서야 한다"고 이재명 대표를 겨냥했다.


최재성 전 의원도 연대 서명 작업에 대해 "오히려 이낙연 대표를 당 밖으로 밀어내는 효과로 작동하지 않나 싶다"고 우려했다.


이날 KBS1 라디오에 출연한 최 전 의원은 과거 김한길ㆍ안철수ㆍ박지원 대표 등이 탈당을 결행했던 사례를 들면서 "그때와 다르게 탈당을 확정짓지 않은 이 전 대표를 설득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낙연 신당 반대)서명 작업이 설득의 방식으로 작동되는 게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최 전 의원은 특히 앞서 이 전 대표가 "그쪽 동네의 오래된 정치 습관"이라며 "그냥 조롱하고 모욕하고 압박하고 억압하고 그런 방식으로 해결해 온 버릇 때문에 그런지 모르겠지만 잘못된 것"이라고 강력 반발한 데 대해서도 공감했다.


그는 "우선 (이낙연 신당 반대 서명 문구에)당내 민주주의 또 민주당의 비전, 전망 이런 것들이 없다. 이낙연 대표의 탈당, 신당 이런 것을 막기 위한 노력이 안 보인다"면서 "그러니까 튕겨 나가는 효과로 작동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원칙과 상식' 의원들의 이재명 대표 사퇴와 비대위 전환 요구가 수용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럴 가능성은 저는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특히 " 비명계 학살 공천 이야기가 나왔을 때 다 경선(을 통한 시스템 공천)이라고 해놓고 사무총장이나 일부 친명 의원을 단독공천 한다면 이건 진짜 뇌관이 될 것"이라며 "(단독공천할)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통과시킨 자체가 문제인데 이 대표께서 '업무상 실수인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면서 최근 후보자검증위를 통해 '적격' 판정을 받았다가 ‘이종권씨 고문치사 사건’으로 복역했던 이력이 드러나 논란이 된 정의찬 이재명 대표 특보 사건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에서 비명 학살, 친명 패권 공천, (문제가)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매우 유감이고 업무상 실수라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 강성 친명 원외 인사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더민주)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낙연 전 대표를 압박했다.


이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민주당의 이름으로 5선 국회의원, 전남도지사, 국무총리를 지내고 당의 대표까지 역임한 분이 당의 역사와 민주적 절차를 부정하고 나왔다”면서 "집권여당 민주당을 이끌었던 전직 당 대표로서 매우 무책임한 태도”라고 직격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대표 시절에나 그 이후에도 정치 양극화 문제를 해결해 보자고 단 한 번도 얘기한 적이 없다”면서 "신당 창당의 뚜렷한 이유는 이재명 대표를 반대하는 것 뿐이다. 정치적 가치나 비전을 국민에게 제시하지 못하면서 오직 ‘반명’(반이재명)이란 주장밖에 보이지 않는다”라고 이 전 대표에 날을 세웠다.


특히 “아무런 정치적 명분도, 근거도 없는 신당 창당은 결국 이 전 대표의 헛된 정치적 욕망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종국에는 이 신당이 윤석열 정권에게 투항할 수밖에 없음을 모두가 알고 있다. 이는 민주당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고, 이 전 대표가 모셨던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의 명예를 모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성토했다.


이에 앞서 강득구ㆍ강준현ㆍ이소영 등 친명계 초선 의원들은 지난 14일 의원 단체 텔레그램 대화방을 통해 '이낙연 전 대표 신당 추진 중단 호소문' 제하의 글을 통해 의원 연서명 작업을 진행했고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도 지난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을 위기에 빠뜨릴 것이 아니라 윤석열 정권 심판에 앞장서달라"며 "함께 했던 민주당과 그 지지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정치적 도리를 지켜달라"고 이낙연 전 대표를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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