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는 민주당 핍박받는 신데렐라?
고하승
gohs@siminilbo.co.kr | 2025-04-15 14:17:07
더불어민주당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흔들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느낌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헌법 재판관 지명과 관련, 한덕수 권한대행을 직권 남용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다.
16일에는 ‘한덕수 탄핵’ 여부를 결정한다고 한다. 이미 한번 탄핵했으나 헌재에 의해 기각 결정이 났는데도 재탄핵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이 한덕수 대행을 고발한 것은 코미디다.
먼저 수사가 진행 중인 이완규 법제처장을 한 대행이 헌법재판관으로 지명한 것을 문제 삼은 것부터가 그렇다. 이재명 전 대표는 무려 12개 혐의로 기소가 돼 5개의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도 대통령 선거에 나선 것과 비교되기 때문이다.
한 권한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과 마용주 대법관 임명을 지연시켰다며 직무 유기로 고발한 것은 더욱 황당하다.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 강행으로 87일간 업무 공백을 초래한 것은 민주당이다. 한 대행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 결정으로 직무에 복귀한 지난달 24일이다. 그리고 지난 8일 마은혁 헌법재판관과 마용주 대법관을 임명했다. 직무복귀 후 15일 만에 전격적으로 두 사람을 임명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두 사람의 임명을 지연시킨 것은 한덕수 대행이 아니라 민주당인 셈이다.
더구나 권한대행으로 권한을 행사한 것이 어떻게 직권 남용이 되고 직무 유기가 되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이건 누가 보더라도 명백한 ‘한덕수 흔들기’일 뿐이다.
심지어 민주당은 한 대행에 대해 탄핵 추진 여부를 16일 결정한다고 한다.
앞서 민주당이 장악한 국회는 윤석열 대통령 재임 중 29건의 탄핵안을 발의해 13건을 의결했다. 이 중 11건에 대한 헌재의 선고가 있었는데 10건이 기각됐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1건만 인용된 것이다. 야당 단독으로 의결한 10건은 100% 기각됐다.
헌재가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면서도 이렇게 탄핵을 남발한 민주당을 향해 질타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한덕수 재탄핵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은 것이다.
대체 민주당은 왜 이처럼 무리하게 한덕수 흔들기에 나선 것일까?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5일 "한덕수 대행은 국민의힘 경선에 출마하지 않는다"며 "추가적 출마설 언급은 경선 흥행은 물론 권한대행의 중요업무 수행에 도움 되지 않는다"고 당부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한덕수 출마설은 여의도 주변을 맴돌고 있다.
혹시 그것 때문일까?
민주당이 한덕수 대행의 출마설에 지레 겁을 먹고 그를 흔들어내는 것은 아닐까?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물론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을 향해 "자신 있으면 나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한 대행이 출마하더라도 국민의힘 주류가 내세우는 '땜빵 주자', '떴다방 후보'가 될 것이라면서 평가 절하하기도 했다.
실제로 박성준 원내 수석부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권한대행을 향해 "국민의힘 당권파 꼬임에 넘어가 이용당하는 신세가 될 것이지만 출마해야겠다면 시간 끌지 말고 당장 출마하라"며 "내란 대행의 실체가 그대로 드러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윤석열을 위해선 온갖 불법을 신속히 결정하고 단행하더니 선거에 나올 배짱은 없느냐"라며 "불나방 같은 '떴다방' 후보들은 대한민국 현대사에 차고 넘친다"라고도 했다.
그런데 그런 자신감이 ‘진짜로 한덕수 대행이 출마하면 어쩌지?’ 하고 걱정하는 소리로 들리는 것은 왜일까?
마치 겁먹은 개가 큰 소리로 짖어대는 것처럼 보인다는 말이다.
어쩌면 윤석열 전 대통령이 민주당의 핍박을 받으면서 신데렐라가 된 것처럼 한덕수 대행도 민주당의 핍박을 통해 신데렐라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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