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배신의 정치' 저주 풀어달라…대구 바뀌어야 해결”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23-10-18 14:19:27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배신의 정치’ 저주를 풀고 보수정치의 스펙트럼을 넓혀달라”며 “대구의 정치가 대구 국회의원들에게 변화를 명령할 때 그들이 바뀌고 국민의힘이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아시아포럼)이 주최한 릴레이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이 전 대표는 “얼마 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께서 국회의원들에게 묵언 수행의 저주를 풀어달라고 호소했는데 이것이 보수가 다시 강한 모습으로 태어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이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승민 전 의원이 박근혜 정부 시절 ‘배신의 정치’로 낙인 찍힌 이후 4연패한 반면, 박 전 대통령을 수사한 검사(윤석열 대통령)를 대구가 포용했을 땐 선거에서 세 차례 이겼다"며 "수도권 선거의 해법은 대구가 바뀌는 것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뻐꾸기가 자기 알을 다른 새 둥지에 낳아 자라게 하는 '탁란' 사례를 들면서 “수도권에서도 젊은 세대가 당당히 보수를 지지한다고 밝힐 수 있는 그런 보수의 유전자가 배신자와 내부총질러를 찾아다니는 뻐꾸기 같은 유사보수에 밀려 둥지 밖으로 나가떨어지는 순간 어렵게 보수가 얻어낸 선거 승리의 DNA는 영원히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누군가가 대구를 우습게 보고 배신의 정치와 내부총질 따위의 단어로 대구를 중심으로 한 강경보수에 구애해서 당권을 노리고, 대권을 노린다면 그 행동이 보수의 파이를 줄이고 있다"며 " 대구가 그런 화근의 씨앗을 탁란하지 않고 수도권과 젊은 세대, 중도층의 지지를 얻어 승리할 수 있는 형태의 보수의 알을 품을 것이라고 선언해달라”고 호소했다.
다만 그는 "만약 대구에 어떤 배 나온 아저씨가 강경보수라고 언론에 이야기하고 도저히 수도권에서 선거를 뛰는 게 의미 없게 되면 그 사람을 잡으러 나오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신당 창당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보수가 이기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는 맥락에서 이해해 달라"며 "저는 (국민의힘과) 헤어질 결심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재원 최고위원은 전날 KBS1 라디오에서 "이준석 전 대표가 대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홍준표 모델'을 생각하는 것 같다"며 "대구에 자주 가던데 대구에 가서 가장 약하다고 보는 분, 앞으로 공천을 받을 분, 거기에 대해서 뛰어들어가서 윤핵관이 공천한 거다, 공천 잘못이다. 이렇게 공격하면서 뛰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이유에 대해 "이 전 대표가 지금까지는 '나는 이 당을 나가지 않는다'고 계속 공언했는데, 최근 인터뷰 보니까 '거취는 추후에 정하겠다'. 이런 이야기로 달라졌다"며 "과거 언론에서 홍준표 모델을 따르겠다고 이야기했는데 그런 포석으로 지금 여러 가지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아닌가(생각한다)"고 전했다.
앞서 2020년 총선 당시 공천을 받지 못한 홍 시장은 대구 수성구을 지역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국민의힘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바 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