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컨벤션 효과’ vs 민주 ‘나 홀로 칼춤’

시민일보

siminilbo@siminilbo.co.kr | 2025-04-10 14:24:47

  ​주필 고하승



역대 최고 득표율로 연임까지 성공하며 사실상 당을 ‘일극 체제’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 이재명이 조기 대선 출마를 위해 대표직을 사퇴했으나 그렇다고 해서 그의 당 장악력이 흔들릴 가능성은 전혀 없다.


형식적으로 경선은 치르겠지만 이미 ‘대통령 놀이’에 흠뻑 빠진 그를 이길 주자는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박용진 전 의원이 불출마하기로 했고, 김영록 전남지사도 하차를 선언한 데다, 가장 강력한 ‘이재명 대항마’로 거론되던 김부겸 전 총리마저 불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따라서 민주당은 경선이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이재명의 ‘나 홀로 칼춤’이 연출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이 압도적 지지율을 보이는 것은 사실상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인식이 팽배한 까닭이다.


그런데 이게 지금은 달콤한 꿀맛이겠지만, 결국은 그게 독이다. 사실상 이재명 추대 대회가 될 게 번한 형식적 경선은 컨벤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이재명의 지지율은 지금이 최고점으로 앞으로 떨어질 일만 남은 셈이다.


반면 10여 명 이상이 출마할 것으로 보이는 국민의힘 경선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전이 예상된다. 물론 1차 컷오프는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100% 여론조사로 4명을 선출하는 탓에 국민의 관심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김문수 홍준표 오세훈 한동훈이 무난히 1차 컷오프를 통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들이 맞붙는 2차 경선은 당원 50%·국민여론조사 50% 비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누가 유리한지 가늠할 수 없다. 당연히 흥미진진한 경선이 될 것이고 국민의 관심도 덩달아 높아질 것이다. 만일 2차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어서 결선 투표까지 가게 된다면 그 관심도는 폭증할 것이고 누구든 최종 후보로 확정되는 순간 컨벤션 효과로 단숨에 이재명과 엇비슷한 지지율을 보이게 될 것이다.


오히려 이재명을 능가하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할 수도 있다.


지금 경선룰을 둘러싸고 진행되는 후보들의 신경전도 국민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실제로 역선택 방지조항을 둘러싸고 내홍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대선 경선과정 동안 모든 여론조사에서 역선택 방지조항을 넣기로 하면서 후보들 간 유불리가 갈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보수층을 중심으로 경선이 진행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야당 지지층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한동훈과 유승민이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유승민은 즉시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역선택방지조항을 넣으면)사실 당심 100%하고 거의 비슷한 제도"라며 "현재 우리 당헌·당규 우리 룰에 따라서 그냥 당원 50% 또 역선택까지 넣은 민심 50%. 이렇게 하면 그게 당심하고 다를 바가 거의 없는 룰"이라고 반발했다.


한마디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당 지지자들로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주장을 황우여 선관위원장이 수용할 리 만무하다.


이미 의결된 사안을 한두 명의 후보가 반발한다고 해서 다시 원점에서 검토한다면 그건 공당이라고 할 수 없는 까닭이다.


어쨌거나 이렇게 결정된 국민의힘 경선 방식과 절차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컨벤션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란 점에서 기대가 크다.


그냥 단순히 1+1=2가 되는 게 아니다. 즉 여권 후보들의 단순한 지지율 총합이 최종 승자의 지지율로 흡수되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선거에서는 1+1이 10이 될 수도 있고, 0이 될 수도 있다.

 

멋진 경선은 ‘10’을 만들어 낼 수 있지만, 결과가 뻔한 형식적 경선은 ‘0’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대선까지는 50일 이상이 남았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최선을 다하는 게 상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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