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與‘한동훈(=이순신) 비대위원장' 추대에 조롱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3-12-21 14:31:01
진중권 "어떤 길을 걷느냐는 대통령 관계에 달려"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국민의힘이 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추대하기로 21일 사실상 확정지은 모양새다.
실제 이날 오전 한 장관은 서울 모처에서 국민의힘 윤재옥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만나 비대위원장직을 받아들인 데 이어 오후 법무부장관 직을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새 지도체제 구성과 관련해 당내 여론을 수렴하며 고심을 거듭하던 윤재옥 원내대표 겸 권한대행이 전날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를 끝으로 '한동훈 비대위원장' 추대 결심을 굳힌 것이다.
당시 자리를 함께 했던 당 원로들도 대부분 한동훈 비대위’ 체제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흥수 상임고문은 “지금 당 상황이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배 12척 남아있는 상황과 같다”며 “선거에서 지고 난 뒤에 아껴서 뭘 하냐. 아무 소용도 없는 것 아니냐. 배 12척을 한동훈에게 맡겨 보자는 중지가 나왔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는 22일까지인 이헌승 전국위의장 임기를 차기 의장 선출 때까지 연장하기로 의결하는 등 비대위 체제 전환을 위한 당 차원의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당 관계자는 "윤재옥 권한대행이 '예산안이 처리되면 빠른 시일내 비대위원장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늦어도 28일 본회의 이전 '한동훈 비대위원장' 추대 작업을 마무리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비대위 구성은 전국위 의결을 거쳐야 하고 최고위에서 전국위 소집 여부를 결정하는데 최소 3일 전 이를 공고해야 한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CBS라디오에서 "한 장관은 이순신 장군이 아니다"라며 "잘못하면 원균 된다"고 말했다.
특히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 된다는 게 나흘 전에 확정됐는데 요식 행위를 갖추고 있다"며 "절차적 민주주의를 흉내 내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정말 웃기는 얘기”라면서 “이순신 장군을 욕되게 하는 발언”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날 BBS 라디오에 출연한 서 최고위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기대가치는 뚝 떨어져 국힘당 내부에서도 지지가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날을 세웠다.
그러나 진중권 광운대 교수는 “(한 장관이) 이순신이 될 수도 있고 원균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진 교수는 전날 CBS라디오에서 “어떤 길을 걷느냐는 대통령과의 관계 속에 나온 것이고 결국은 윤석열 대통령이 무능한 군주인 선조에 비유 되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그렇기 때문에 거리두기가 중요하다”며 ▲중도 확장을 위한 대국민 메시지 변경 ▲김건희 리스크 해소 ▲이준석 문제 해결 ▲검사 공천 최소화 등 4가지 과제 이행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들이 사실은 윤석열 대통령과 부딪힐 수 있는데 거기서 얼마나 자기 색깔을 낼 수 있느냐에 따라서 이순신의 길을 갈 수도 있지만 원균의 길을 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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