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정근 "송영길, 내게 모든 혐의 덮어씌우자는 거냐" 옥중 서신

"자기 결백 주장에 저를 이용하는 기가 막힌 현실" 성토... 宋은 무반응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4-06-18 14:32:46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 핵심 고리인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나에게 모든 혐의를 덮어씌우자는 것이냐', '이제라도 진실을 말해달라' 등의 내용이 담긴 옥중서신으로 송영길 전 대표를 압박한 사실이 지난 17일 알려졌다.


10억원대 금품을 받는 등 알선수재 혐의로 징역 4년 2개월을 확정받고 복역 중인 이씨는 지난 5월29일 송 전 대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송 전 대표가 돈 봉투 의혹 전반에 대해 알고 있었고 자신에게 ‘훗날을 기약하자’는 회유성 메시지를 보내는 등 위증을 교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이씨는 법원 출입기자단에 지난 7일 송 전 대표에게 보낸 ‘이정근이 송영길 대표에게 진실규명을 요구합니다' 제하의 A4 용지 3장짜리 편지를 공개했다.


이씨는 서신에서 “대표님은 검찰 횡포라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논지에 여전히 저를 이용하고 계시다"라며 "기가 막힌 현실”이라고 탄식했다.


이어 송 전 대표가 지난 2023년 4월 프랑스에서 귀국하면서 ‘민주당 돈봉투 사건’에 대해 “이정근 개인의 일탈행위”라고 언급한 데 대해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무서웠다. 잔인했다. 공포였다. 절망했다”라고 당시 심경을 전하면서 “대표님의 발언으로만 보면 이정근을 무참히 잘라버리고 오히려 검찰수사 과정과 결과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두둔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특히 “그 근거없는 허위 발언으로 인해 저는 회복 불가능한 낙인이 찍혔고, 제 인생도 송두리째 짓밟혔다”면서 “대표님의 ‘일탈’ 발언 이후 저에게 모든 혐의를 덮어씌우자고 모의라도 한 듯 이성만(전 의원), 강래구(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 조택상(전 인천시 정무부시장) 등이 한 목소리로 저에게 몽땅 뒤집어씌웠다. 제가 ‘돈 달라 징징거렸다’는 저급한 표현으로 저를 포함해 대중을 기만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녹취록이 공개되고, 사건의 실체가 밝혀지고 있다. 모두 비겁한 적반하장 겁쟁이들이었음도 드러나고 있다”라며 “이들은 당 대표 선거 이전부터 제가 모 대기업 계열사 임원으로 재직 중인 사실을 알았고 저의 임원 카드의 달콤함을 즐겼던 자들”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송 전 대표는 이씨의 서신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페이스북을 통해 "구치소에서 출소해서 집에 온지 며칠이 지났지만 아직도 아침에 눈을 뜨면 이곳이 집인지 구치소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좀 있다. 지금도 구치소의 방송 소리가 귓가에 '환청'처럼 들리는 듯하지만 이 평온한 순간을 여러분과 나누며 힘든 시간을 극복하겠다"며 "오랜만에 딸 현주와 시시(반려견명)와 함께 동네를 산책하며 소중한 휴식을 취했다"고 두장의 사진을 통해 근황을 알렸을 뿐이다.


해당 게시물을 접한 송 대표 지지자들은 응원 댓글을 남기며 송 전 대표에 대한 여전한 신뢰를 약속했다.


한편 송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6650만원이 든 돈 봉투를 당 관계자에게 살포하고 외곽 후원조직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 7억6300만원을 받는데 관여한 혐의 등으로 지난 1월 구속 기소됐다. 이후 지난 5월30일 송 대표는 보석 석방을 허가받고 현재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임하고 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