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21일부터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

여영준 기자

yyj@siminilbo.co.kr | 2022-11-21 14:32:39

“불미스러운 사태 재방 방지책 없이 지속 못해"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대통령실은 21일 “오늘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회견)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쯤 용산 대통령실에 출근하면서 1층 로비에서 도어스테핑을 하지 않고 집무실로 올라갔다.


대통령 대변인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도어스테핑을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불미스러운 사태’는 지난 18일 MBC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 사이 벌어진 공개 설전을 뜻한다.


대변인실은 “도어스테핑은 국민과의 열린 소통을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그 취지를 잘 살리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도어스테핑에서 윤 대통령이나 대통령실 참모와 기자가 충돌하는 등의 상황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이상 재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MBC 기자와 비서관 설전에 대해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었다. 일각에서는 MBC에 대한 출입기자 교체 요구나 출입금지 등이 대통령실 차원의 후속 조치로 거론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도어스테핑에서 동남아 순방 때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 것과 관련해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했고, MBC 기자는 집무실로 이동하는 윤 대통령을 향해 “뭐가 악의적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MBC 기자와 대통령실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 사이에 언쟁이 이어졌다.


앞서 윤 대통령과 출입 기자들이 도어스테핑을 하던 대통령실 1층 현관 안쪽에 나무 합판으로 만든 가림막이 설치됐다.


이에 따라 출입 기자실이 있는 대통령실 청사 안쪽에서는 현관으로 누가 드나드는지 직접 확인하고 소통하기가 사실상 어렵게 됐다.


대통령실은 향후 목재 가림막 대신 '보안 유리'로 된 유리벽을 세워 공간을 구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전날 기자 브리핑에서 "지금 1층 공간이 기자 여러분에게 완전히 오픈돼 있다"며 "모든 상황이 노출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서 가벽을 설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2일 아소 다로 전 일본 총리가 대통령실을 방문했을 때 일부 기자가 사전 허가 없이 그 일행을 촬영했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경호상 보안 이유가 존재한다"며 "보안상 필요성에 의해 설치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도어스테핑은 역대 정부에서 한번도 시도된 적이 없이 '용산 시대' 개막과 함께 나타난 가장 상징적인 변화 중 하나였다. 지난달 7일에는 도어스테핑 횟수가 50회를 돌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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