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이재명책임론' 반박하며 민주당 내홍에 '훈수'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2-06-09 14:37:30

“李 때문에 졌다는 근거 없어...李 (보선) 출마는 당연”
유인태 "李 출마, 당이 원하긴 뭘 원해...세상이 다 안다"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대선 등 연이은 선거패배로 불거진 '이재명 책임론'으로 더불어민주당이 내홍에 휩싸인 가운데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9일 “이재명 때문에 졌다는 근거를 무엇으로 댈 수 있느냐"고 반박하면서 이 의원을 옹호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한 김 전 위원장은 “이 의원은 3·9 대선에서 0.73%p 차이로 졌고, 1610만표라고 하는 엄청난 표를 얻은 사람인데 그 사람이 보궐선거에 출마했기 때문에 지방선거를 이런 식으로 만들었다고 하는 것은 논리상으로 설명을 할 수가 없다"며 "당권 경쟁을 하는 사람이 혹시라도 이 의원이 당권을 잡으면 자기네들 입지가 어려워질 거라고 생각하니까 그런 식으로 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내홍 원인을 당권 경쟁 탓으로 돌렸다.


특히 "과거에도 2012년에 당시 문재인 대선후보가 떨어지고 나니까 '문재인 책임'이라고 해서 무슨 백서도 내고 난리를 쳤다"며 " 그러니까 당의 분란만 가져오고 결국은 당이 쪼개지고 하는 그런 형태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이의원의 무혈입성 비판에 대해 "그것은 명분상 밖에서 말하기 좋은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이라며 "출마하는 사람이 어디 가서나 자기가 안전하게 당선되고 싶은 곳에 가서 출마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두둔했다.


반면 민주당 원로 격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이재명) 본인을 위해 8월 전당대회에 나오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고 김 전 위원장과 상반된 조언을 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에 출연한 유 전 사무총장은 "대선에서 떨어지자마자 이러는 후보는 처음 봤다. 원내에 처음 들어온 만큼 당분간 길게 보고 조금 쉴 때라고 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또한 그는 당내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이 "당이 요청해서 출마했다"며 '이재명 책임론'에 거세게 반발하는 것에 대해 "당이 원하기는 뭘 원했나. 세상이 다 아는 걸 가지고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라"고 일축했다.


이어 "지난 지선 패배가 이 의원과 송(영길) 전 대표 만의 책임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두 사람의 출마가 영향이 컸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김 전 위원장의 뜬금없는 '이재명 감싸기'에 대해 지난 대선 당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 나와 주목된다.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거쳐 대선 총괄선대위워장직에 오르고도 김 전 위원장은 대선 내내 '잊힌 존재' 그 자체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런 그가 돌연 궁지에 몰린 이재명 구하기에 힘을 보태며 모습을 드러내자 정치권 이목이 쏠리는 모양새다.


그동안 진영을 넘나들며 쌓아올린 김 전 위원장의 정치경력에 또 다른 '직함'이 추가될 지 여부에 대한 관심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친문계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재명 의원이 계양에 출마한 건 당 대표의 길을 이미 선택한 것”이라며 “100% 출마한다고 본다”고 단정했다.


최 전 수석은 전날 밤 MBC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 후보가 될 것이냐 말 것이냐는 뚜껑을 따 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출마한다, 그리고 (당선 가능성도) 가장 유력하다”면서 이 같이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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