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용진 “나경원, 장관급 공직 이용해 개인 정치 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3-01-11 14:39:15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 제주도당 특강 일정 취소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 부위원장의 제주도 당원 대상 특강 일정을 전격 취소해 이목을 모았던 허용진 국민의힘 제주도당 위원장이 11일 나 부위원장이 장관급 공직을 이용해 '개인 정치'를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한 허용진 위원장은 전날 예정돼 있던 특강이 취소된 배경과 관련해 "논란의 중심에 선 분이 당원 교육 강사로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해 취소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 부위원장에게 '지금 분란으로 비치는 상황에 당원들 앞에 서서 강의하는 것은 도당위원장 입장에서 부적절한 측면이 있어 보이니 이번 일정은 일단 취소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 양해를 구했고 (나 부위원장) 본인도 (이를) 수긍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나 전 의원 행보에서 어떤 점이 부적절하다고 보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확정되지도 않은 정책을 언론에 공표해 정부 정책과 대립되는 양상을 보여 국민에게 혼란을 불러일으킨 점이 공직자로서 처신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허 위원장은 "(나 부위원장이) 공직을 두 개 맡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선별적으로 (저고위 부위원장) 하나만 사의를 표명했다"며 "공직자로서 하나만 사의를 표명하고 하나는 남겨둔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안 간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기후대사 직책도) 당연히 내놔야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비대위원장 체제라면 당연히 당 대표 선출이 예측되는 상황에서 공직을 맡았다는 건 당대표에 나올 생각이 없다는 것인데 갑자기 2, 3 개월 만에 마음이 변했다(는 점)"이라며 "이는 자기 개인적인 정치를 위해서 공직을 맡아서 3개월 동안 이용했다는 것밖에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제가 알고 있기로는 (나 부위원장) 지지율이라는 것이 과연 표로 연결되느냐는 것에 (당내에서) 상당히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며 "장관급 공직을 맡은 후광효과도 있었던 만큼 나 부위원장에 대한 당원들의 비판이 이어질 경우 지지율도 꺾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제주도당은 지난 9일 오후 지역 언론사에 공지했던 나 부위원장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10일 오후 2시40분 제주공항 기자간담회와 오후 4시 제주시청 인근의 당원 특강 일정을 알렸다가 두 일정 모두를 취소한 것이다.


나 부위원장 측 관계자는 “제주도당에서 12월 중순 정도에 당원교육을 요청해 와서 예정된 교육이었다”며 “당원교육과 함께 기자간담회도 잡았는데 (최근 논란으로) 기자간담회를 취소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해 우리 측에서 취소를 요청하자 제주도당에서 ‘당원교육도 함께 연기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요청해 와 일정이 취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도당의 특강 취소는 최근 나 부위원장과 대통령실 간 불화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나 부위원장이 전대 출마를 굳힐 경우, 제주도당의 이런 선택이 다른 시도당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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