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김대업’ 배후는 누구?

고하승

gohs@siminilbo.co.kr | 2023-09-05 14:39:01

  주필 고하승



지난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대장동 의혹' 타깃을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이던 윤석열 대통령 쪽으로 돌리기 위해 뉴스타파와 허위 인터뷰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실이라면 이는 단순히 가짜뉴스에 그치는 게 아니라 국기문란 행위로 중대범죄다. 따라서 그 배후를 철저히 밝혀내고 공모자들과 함께 엄히 처벌해야 한다.


대체 지난 대선 당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신학림 전 뉴스타파 전문위원은 2021년 9월 15일 김만배 씨와 '2011년 윤석열 검사가 대출브로커 조우형의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덮어줬다'라거나 ‘윤석열 검사가 주요 피의자를 봐줬다’라는 내용의 허위 인터뷰를 하고, 대선을 사흘을 앞둔 지난해 3월 6일 이를 보도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인터뷰 내용은 모두 거짓이었다.


검찰이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들에게서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윤석열 검사가 누군지도 몰랐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이다.


김만배 인터뷰와는 전혀 다른 진술이다.


2021년 11월 브로커 조씨는 검찰 조사에서 ‘내가 만난 것은 윤석열 검사가 아니라 박모 검사’라고 진술하기도 했다.


윤석열 검사가 피의자를 봐줬다거나 수사를 덮어줬다는 김만배의 인터뷰는 모두 거짓말이었다.


그러면 김만배는 왜 그런 허위사실을 퍼뜨린 것일까.


혹시 대장동 의혹의 프레임을 이재명 대표에게서 윤 대통령에게 전가하기 위해 공작을 벌인 것은 아닐까?


한마디로 ‘대장동 몸통 바꿔치기’ 정치 공작을 벌인 게 아니냐는 것이다.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가짜뉴스 보도 시점이 대선 사흘 전이라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허위사실에 대응할 시간적 여유도 없이 윤석열 후보에게 치명타를 입히겠다는 의도가 명백하다.


이런 점에서 김만배는 ‘제2의 김대업’으로 그 죄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리고 신학림은 김만배의 인터뷰 내용이 모두 거짓이라는 알았을까. 몰랐을까.


적어도 사실이 아닐 가능성만큼은 인식하고 있었을 것 같다. 정상적인 언론인이라면 인터뷰 내용의 진위를 의심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다. 그런데 그는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단순 허위사실 유포자가 아니라 공모자가 되는 셈이다.


검찰도 그렇게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검찰은 신학림이 김만배와 허위 인터뷰를 하고 그 대가로 1억 6000여만 원을 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신학림은 자신의 책 3권을 김 씨에게 팔면서 부가가치세를 더해 받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검찰은 같은 주제의 책이 이미 시중에 1만8000원 정도에 팔리는 데다 책은 면세라는 점 등에 비춰 청탁 대가로 돈이 오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그렇다면 신학림과 김만배는 누구를 위해 이런 짓을 벌인 것일까?


그 최대 수혜자는 누구일까?


바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다.


당시 그 가짜뉴스는 대장동 ‘몸통’으로 지목됐던 이재명 대표에게 엄청난 힘이 됐다.


이 대표가 자신을 향한 대장동 특혜 의혹 공세에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무마함으로써 민간업자들에게 종잣돈을 마련하게 해 준 윤석열 후보가 의혹의 몸통'이라고 맞서 왔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혹시 이재명 대표가 그 정치 공작의 배후이거나 적어도 소극적이나마 가담한 것은 아닐까?


잘 모르겠다. 검찰은 이런 의구심들에 대해 철저한 수사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


‘제2의 김대업’, ‘제3의 김대업’이 나타나지 못하도록 정치 공작 가담자들을 모두 찾아내고 엄히 처벌해야 한다. 아주 그 뿌리를 뽑아버려야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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