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유통된 개인정보 취득해 사용··· 大法 "개인정보 처리자로 처벌해야"

문민호 기자

mmh@siminilbo.co.kr | 2026-05-31 14:48:27

[시민일보 = 문민호 기자] 불법 취득한 개인정보를 활용한 사람도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처리자'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는 최근 도박공간개설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씨는 2024년 도박사이트를 개설하면서 다른 도박사이트 회원 약 790명의 이름, 계좌번호, 휴대전화번호 등을 불법으로 넘겨받은 뒤 사이트 운영에 활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입출금과 게임 기능 점검을 위해 해당 개인정보로 회원을 무단 가입시키는 등 개인정보를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불법적으로 유통된 개인정보를 넘겨받은 사람도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이씨 측은 개인정보를 불법 취득한 만큼 개인정보처리자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1심은 이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다만 당시 재판부는 이씨를 개인정보 취급자로 보고 개인정보보호법상 ‘정당한 권한 없는 이용’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반면 2심은 형량은 유지하면서도 이씨가 개인정보 파일을 운용한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은 범위를 초과한 이용’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대법원은 “불법적인 방법으로 타인의 개인정보를 취득·이용했더라도 업무상 목적으로 개인정보 파일을 운용했다면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한다”며 “불법 취득자라는 이유만으로 개인정보처리자에서 제외할 경우 개인정보 보호라는 법의 목적에 반하고 피해자 보호에도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씨를 개인정보처리자로 본 2심 판단이 타당하다고 보면서도, 1심과 2심이 각각 적용한 혐의는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어 함께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러한 법리 차이가 형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