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례대표 선거제 개편 놓고 계파 갈등 심화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3-11-29 14:50:55
진성준 "'준연동제' 유지 시, 국민의힘 다수당 될 수 있다"
김종민 “신뢰 잃으면 정치 무너져...이재명식 정치 반대”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9일 비례대표 선거제 개편 방향을 논의할 의총을 앞두고 계파 간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는 양상이다.
특히 이재명 대표가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 있겠냐. 현실의 엄혹함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사실상 '병립형' 회귀에 힘을 실은 데 대해 당내 비명계가 거칠게 반발하는 모습이어서 주목된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오후 유튜브를 통해 "내년 총선에서 우리가 1당을 놓치거나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지금 이 폭주와 과거로의 역주행을 막을 길이 없다"며 "국회까지 집권여당에 넘어가면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이기는 선거'를 당부하는 댓글에 "맞다. 선거는 승부 아닌가"라고 답하는 가 하면 '병립형으로 해야 한다’는 댓글에는 "어쨌든 선거는 결과로 이겨야 한다"고 현실론을 강조, 준형동형제를 주장하는 당내 인사들의 반발을 샀다.
실제 그동안 '준연동형제' 유지를 주장해왔던 '원칙과 상식' 소속 김종민 의원은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는 이 대표 발언을 맞받아치면서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선거제 퇴행으로 가겠다는 얘기"라고 날을 세웠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식 정치에 반대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약속이고 원칙이고 모르겠다며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이기겠다고 덤비면 민주당은 영원히 못 이긴다"며 "신뢰를 잃으면 모두를 잃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당내에서 처음으로 '병립형제' 주장을 공식화했던 진성준 의원은 "위성정당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거나 금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이에 따라 '준연동제'를 유지할 경우) 국민의힘이 다수당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한 진의원은 "지난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통과시킬 때 여야가) 합의해서 처리하지 못하고 (패스트트랙에 올려) 단독으로 처리하다시피 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빚어졌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니 이번 선거법은 여야 간 합의를 통해서 처리하는 게 좋은데 (국민의힘이) 절대로 연동형을 용납할 수 없다고 한다면 (민주당에서) 양보할 수 있는 게 아니냐, 말씀 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 의원은 '꼼수라는 국민 지탄이 무섭지 않냐'는 진행자 지적에 "지탄이 무섭다"면서도 "그런데 현실적인 이익이 있기 때문에 거대 정당이 위성정당 창당의 유혹을 느끼니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정치의 이상적인 모습을 약속한 것과 당면한 총선 현실에서 지금 무엇이 가장 선차적인 정치적 과제냐를 놓고 비교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속으로 (병립형을) 생각하는 (당내) 분들이 반은 넘냐"는 진행자 질문에 "저는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날 '위성정당방지법을 당론으로 추진하고 현행 준연동형제 유지를 주장하는' 이탄희 의원 기자회견에 민주당 의원 75며이 동참한 데 대해 "그분들이 모두 다 준연동형으로 가야 된다라고 생각하시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대선공약이었는데 뒤집으면 야합'이라는 '원칙과 상식' 비판에 대해서는 "정치학 원론이 너무 난무하고 정당학에 대해서는 고민이 없는 것 같다"며 "민주당 소속 의원들께서 민주당 의석을 헐어 다른 소수 정당들이 국회에 많이 진출하게 하자고 주장하는 건 자기모순, 자가당착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어 "정당인으로서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내려는 노력을 먼저 해야지 우리 당은 안 되니까 새로운 정당이 만들어지도록 선거제도를 열어주자는 건 자기모순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의총을 열고 '연동형 유지'와 '병립형 회귀' 등 비례대표 선거제 개편 방향 등에 대한 당내 의견을 수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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