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한동훈 비대위' '땡큐'라면서도 '이재명 사법리스크' 우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3-12-20 14:51:51
與 구자룡 "대선 때도 '尹 땡큐', 결과 어땠나...韓, 능력으로 발탁돼"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국민의힘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에 무게를 싣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반긴다면서도 한 장관으로 인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등이 부각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실제 민주당에서는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장관 비대위원장 체제로 '피의자 대 검사' 구도로 부각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사법리스크로 운신의 폭이 좁은 이재명 대표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이원욱 의원은 20일 “민주당이 민주적 정당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는 도덕성 회복 등 혁신과 변화가 필요하다"며 "지금 상태로는 총선 승리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김종민 의원도 전날 "이재명 당대표가 개인 사법 문제로 여러 가지 재판을 받고 있으니까 불똥이 당대표 본인한테 옮겨올 것 같아서 사실 처리를 못 하는 것 아니냐"며 "(계속)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하게 되면 당대표를 내려놔야 한다"고 압박했다.
조응천 의원도 "돈봉투를 수수했다고 여겨지는 20명 현역 의원들에 대한 소환 조사가 곧장 이어진다면 이는 공천 문제와 직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최근 신당 창당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이낙연 전 대표는 “민주당 의원들이 스톡홀름증후군을 앓는 게 아닌가 싶다”며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무조건 옹호하는 당내 상황을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친명계 의원들은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가 여당 총선에 불리하다'고 입을 모았다.
우상호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윤석열 정부 심판론이 떠오를 텐데, 대통령과 가까운 인물을 전면에 내세우는 건 바보 같은 짓"이라며 "정권 심판 프레임을 강화할 수 있단 점에서 민주당 입장에선 상당히 반가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 출연한 우 의원은 "한 장관은 정치적 경험이 부족하기에 여러 가지 돌발 변수가 생길 때 그 리스크를 관리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측면에서 총선형 지도부에는 적합하지 않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당 지도부인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표의 확장성 면에서, 윤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대다수 국민을 어떻게 엎을(설득할) 거냐에 대한 고민을 하는데 한동훈 장관이다? 저희는 땡큐"라고 말했고 정청래 최고위원도 "윤석열 정권의 심판이냐, 아니냐의 관점에서 진검승부를 펼칠 요량이면 한동훈 비대위를 띄우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개인적으로 환영한다"고 반겼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에서는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에 기대감을 드러내는 발언들이 줄을 이었다.
조정훈 의원은 "지금 절박한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한동훈 장관의 정치권 입성이) 너무 이르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한 장관의 정치 경륜을 우려하는 지적에 대해서는 "1년 반 넘게 법무부 장관으로서 국회에서 발언한 것들. 그리고 최근의 여러 행보들(을 보고) 과연 한동훈 장관이 정치적 감각이 없다고 믿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면서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한장관을 지지하는 건 멋진 스타일, 새로운 얼굴 이상으로 굉장히 세련된 정치적 감각의 흔적들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게 (기존의) 여의도 스타일과 너무 다르지만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위기의 시간에 한동훈 장관이 정치 경력 없다고 폄하하는 건 크게 설득력은 없어 보인다"면서 "비판의 방향은 그게 아니라 과연 대통령실과 건설적인 긴장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느냐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 인재 영입 대상자로 발표된 구자룡 변호사도 "굉장히 기대가 크다"며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에 호감을 드러냈다.
이날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한 구 변호사는 "한동훈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오셔야 한다는 데 (당내) 큰 틀에서 이견은 없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민주당이 한동훈 장관이 오면 땡큐라고 하는데 거슬러 올라가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 (후보) 나오면 땡큐다, 얘기도 있었지만 어떻게 됐냐"면서 "그러니까 정치권 얘기는 다 의미는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아바타' 얘기도 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도 한동훈 장관은 친분이 아닌 능력으로 일한 사람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회식하자고 할 때도 한 번도 안 갔는데도 일을 너무 잘하니까 항상 발탁이 됐었다, 그렇게 얘기한다"며 "(한 장관이 검사로서) 어려운 기업 수사 때 굉장히 이름을 날리셨는데 그때 내놓고 칭찬했던 것도 사실 민주당 쪽 의원님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무부 장관이 되고 가시밭길을 걸었는데도 오히려 국민적 호응과 지지를 얻은 건 (한동훈 장관) 본인 능력"이라면서 "그 와중에도 윤 대통령이 시키는 대로 한다는 얘기는 단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승환 전 대통령실 행정관도 '윤 대통령에 직언이 가능하겠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한동훈이기 때문에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한 이 전 행정관은 "정말로 (한 장관이 윤 대통령께) 직언하고 쓴소리하려면 (둘 사이의)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면서 "(그동안) 신뢰가 쌓였기 때문에 의견이 다르더라도 설득할 수 있고 또 소통할 수 있는 관계라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한동훈 장관이 처음에 법무부 장관 임명됐을 때를 생각해도 모두가 '경험 없다', '기수 파괴다' '대통령 아바타다'. 그때도 그렇게 (부정적으로) 얘기했다"며 "그런데 지금 보면 법무부 장관으로서 뿐만이 아니고 본인의 정치적 위상까지 올려놓은 그런 과정을 보면 (그런 우려들을) 본인이 종식시키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류호정 정의당 의원도 "(한 장관의) 대통령과 각세우기가 영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가세했다.
이날 이 전 행정관과 같은 방송에 출연한 류 의원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국면 당시) 대정부질문에서 한동훈 장관과 만났을 때 (여당의) 김(태우) 후보가 이 정도면 거의 잡범 수준 아니냐'고 좀 과격하게 얘기했는데 '그건 맞다' 이렇게 대답하고 옹호하지 않았다"면서 "그걸 보면 어느 정도 간접적인 수준이라도 '대통령과 나는 다르다' 정도는 드러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고 긍정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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