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영암문화관광재단, ‘2026 전국 문화 활동 사례 공유 대회’ 성료

영암의 봄, 100명의 ‘문화로 깨운 마을의 내일’공감
정책이 아닌 사람, 현장에서 이어진 이야기들 공유

정찬남 기자

jcrso@siminilbo.co.kr | 2026-03-24 14:54:02

▲ 전국 문화 활동가 공유 대회 기념촬영 / 영암군 제공
[영암=정찬남 기자] 전남 영암 가야금산조기념관에는 지난 20일부터 이틀 간,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100여 명의 뜨거운 숨소리로 가득 찼다. 단순히 보고서를 읽어 내려가는 자리가 아니었다.

지역 소멸이라는 거대한 파고 앞에서 ‘마을’이라는 실질적인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분투해온 문화 기획자, 마을활동가, 코디네이터들이 서로의 상처와 희망을 확인하는 치열한 연대의 장이었다.

(재)영암문화관광재단이 주최한 이번 ‘2026 전국 문화 활동 사례 공유 대회’는 정책의 언어로 포장된 화려한 축제가 아니라, 우리 시대 가장 전위적인 문화 실천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 증명하는 무대였다.

이번 대회는 기존의 관성적인 컨퍼런스와는 궤를 달리했다. 제1세션에서 이원재 문화연대 집행위원장이 던진 ‘문화 정책의 방향, 도시에서 마을로’라는 화두는 곧장 현장의 뜨거운 토론으로 이어졌다.

고윤정 전)영도 문화도시 센터장, 김신애 태백 탄탄마을 이사장, 임보현 광주 어감 대표가 풀어낸 이야기는 교과서적인 성공담이 아니었다. 실패를 복기하고, 그 상처 위에서 어떻게 다시 이웃의 손을 잡았는지에 대한 ‘현장의 고백’이었다. 우리는 거창한 ‘케이컬처(K-Culture)’를 논하기 전에, 당장 오늘 우리 마을의 빈터에서 누구의 안부를 물을 것인가를 질문했다.

행사의 백미는 2세션과 이어진 종합 토론이었다. 이 자리에서 우리는 마을 활동이 더 이상 시혜적인 봉사나 일시적인 사업이 아님을 분명히 확인했다. 김용환 영암마을공동체센터장과 강승진 어셈블 리퍼블릭 대표가 역설했듯, 마을은 이미 그 자체로 하나의 완결된 ‘삶의 방식’이 되어 있었다.

특히 이번 대회는 형식적인 강연을 최소화하는 대신 ‘마을 대화 모임’이라는 수평적 형식을 빌려 서로의 깊은 고민을 꺼내놓았다. 멀리 450km를 달려온 이들의 목소리에는 행정의 건조한 수사 대신, 흙냄새 나는 진심과 연대의 절박함이 묻어났다.

영암의 7개 부서 9개 팀이 부서 간 칸막이를 허물고 유기적으로 협업하며 일구어낸 ‘문화 거버넌스’의 풍경은, 소멸 위기 지역이 어떻게 자존감을 회복하고 정주 의지를 스스로 높여가는지 보여주는 실천적인 ‘사회적 솔루션’ 그 자체였다.
▲ 전국 문화 활동가 공유 대회 후 마을 현장 방문 기념촬영 / 영암군 제공
마을을 지탱하는 구체적인 동력들에 대한 현장의 지혜도 쏟아졌다. 김용환 센터장은 자생적인 돌봄 구조를 만드는 현장 거버넌스의 실체를, 김준기·김종현·이재철 등 현장 전문가들은 마을 자산의 재발견과 유휴 공간의 점유, 그리고 주민들의 소박한 일상이 어떻게 창의적인 문화적 실천으로 전이되는지에 대한 생생한 방법론을 공유했다.

결국 이번 대회는 흩어져 있던 파편화된 개인들이 '마을'이라는 이름 아래 어떻게 서로를 돌보며 살아남을 것인가, 즉 '다정한 생존'에 대한 가장 뜨거운 문답의 시간이었다.

(재)영암문화관광재단 전고필 대표이사는 이번 대회를 마친 소회를 이렇게 갈무리했다. “우리는 오늘 확인했습니다. 거대 담론과 국가 정책의 틈새에서도, 우리가 서로를 돌보고 살피는 ‘다정한 생존’의 태도를 잃지 않는다면 마을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영암의 명품관에서 나누었던 갈비탕 한 그릇, 낯선 이들이 나누었던 한 번의 호흡은 그 자체로 거대한 ‘제의(Ritual)’였습니다. 우리 재단은 앞으로도 영암을 단순한 축제 개최지를 넘어, 전 세계 뮤지션과 활동가들이 영감을 얻고 문화를 생산하는 가장 전위적인 문화의 영토로 확장해 나갈 것입니다.” 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영암군의 전폭적인 지지와 지역의 뜻 깊은 후원자들, 그리고 무엇보다 현장을 지키는 활동가들의 헌신으로 그 어느 때보다 농도 짙은 여운을 남겼다. 우리는 이제 각자의 마을로 돌아가지만, 이번 이틀간의 만남이 남긴 이번 만남이 남긴 '연대의 문법'은 다시 1년의 삶을 지탱할 가장 강력한 힘이 될 것이다."

행사 관련 문의사항은 (재)영암문화관광재단 지역문화사업팀으로 하면된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