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공범 살해' 권재찬 檢 송치··· 警 "금품 노리고 계획적 범행"
홍덕표
hongdp@siminilbo.co.kr | 2021-12-14 14:55:53
[시민일보 = 홍덕표 기자] 중년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유기를 도운 공범마저 살해한 권재찬(52)이 금품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권씨는 중년 여성을 살해한 뒤 공범에게 누명을 씌우고 자신은 경찰 수사망에서 빠져나가려고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14일 강도살인·사체유기·특수절도 등 혐의로 권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이날 권씨는 검찰 송치 전 미추홀서 앞에서 "피해자들과 무슨 관계였냐. 어떤 갈등이 있었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입을 닫았다.
그는 또 "계획 범행 아니었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만 저었다. 이어 "피해자들에게 사죄할 마음 없냐"는 말에 "죄송하다"고 짧게 답했다.
최근 신상 공개가 결정된 권씨는 이날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 대부분을 가린 채 경찰 승합차에 올라탔다.
'마스크를 벗어 달라'는 취재진의 요구에 권씨는 고개를 가로저어 거절했다.
권씨는 지난 4일 오전 7∼9시께 인천시 미추홀구 한 상가건물에서 평소 알고 지낸 50대 여성 A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승용차 트렁크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그는 A씨의 신용카드로 현금 450만원을 인출했으며, A씨가 갖고 있던 1100만원 상당의 귀금속도 빼앗았다.
권씨는 다음날인 5일 낮 12시∼오후 2시께 인천시 중구 을왕리 인근 야산에서 공범인 40대 남성 B씨를 미리 준비한 둔기로 때려 살해하고 인근에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도 받는다.
권씨는 경찰 조사에서 A씨와 B씨 모두 말다툼하다가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권씨가 A씨를 살해하기 전 신용카드 비밀번호를 미리 알아낸데다 귀금속까지 빼앗은 점 등을 토대로 금품을 노린 '계획 범행'으로 판단했다.
또 권씨가 이번 사건을 모두 B씨에게 뒤집어씌우기 위해 공범으로 끌어들인 뒤 계획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실제로 그는 경찰에 검거된 직후 "B씨가 A씨를 살해했다"며 거짓 진술을 하기도 했다.
권씨는 18년 전인 2003년에도 인천에서 전당포 업주(사망 당시 69세)를 때려 살해한 뒤 수표와 현금 32만원을 훔쳐 일본으로 밀항했다가 뒤늦게 붙잡혔다.
당시 강도살인과 밀항단속법 위반 등 모두 5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감형됐고, 징역 15년을 복역한 뒤 2018년 출소했다.
권씨는 출소 후 경찰의 관리 대상이었으나, 올해 5월과 8월 계속해서 절도 등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 관계자는 "권씨는 우발 범행이라고 주장하지만, 피의자의 행적, 휴대전화 분석 자료, 약물이 검출된 피해 여성의 부검 결과 등을 종합하면 계획적으로 금품을 노리고 여성을 살해한 뒤 자신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 공범도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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