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5년 만에 예산안 법정 시한내 처리
알고 보니 양당 실세 의원 지역구 예산 줄줄이 증액
여영준 기자
yyj@siminilbo.co.kr | 2025-12-03 14:57:46
예산안이 2020년 이후 5년 만에 법정 시한(12월2일)내 합의 처리된 데에는 이처럼 이런 ‘실세 지역구’의 예산 현안이 차질 없이 해결된 점이 한몫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3일 국회를 통과한 2026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당초 정부안에 없던 서울 동작구 사자암 불교전통문화관 건립 예산 2억 원이 국회 심사 단계에서 추가됐다. 서울 동작구는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의 지역구다.
민주당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의 지역구인 천안에서는 천안아산역 방음벽 설치 27억원, AI 기반 모빌리티 제조 혁신거점 조성 20억원, 천안에코밸리산단진입도로 18억원, 천안 성환~평택 소사 국도건설 10억원, 천안 동면~진천 국도건설 50억원 등 예산이 증액됐다.
예결위원장인 민주당 한병도 의원의 지역구인 전북 익산에서도 예산 증액 실적이 나왔다. 용안면 동지산리 가축분뇨 공공 처리시설 설치에 14억원, 익산역 확장 및 선상 주차장 조성에 10억원, 군경묘지 정비 5억5000만원, 익산박물관 특별전 4억1800만원 등이다.
예결위 여당 간사인 이소영 의원 지역구인 과천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운영 등 예산 71억6000만원, 과천청사 중장기 개선방안 연구용역 예산 3억원 등이 늘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도 여당과의 협상에서 주축이 됐던 의원들의 지역 예산이 증액된 모습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지역구인 김천에서는 양천∼대항 국도 대체 우회도로 착공 10억원, 직지사 대웅전 주변 정비 2억2500만원, 노후정수장 정비 9억5900만원, 문경~김천 철도 건설 30억원 등이 늘었다.
김도읍 정책위의장의 지역구인 부산 강서구의 경우 국회부산도서관 소방 안전시설전 개선 예산 24억3000만원, 부산 낙동강 하굿둑 상류 대저수문 등 개선사업 예산 30억원 등이 늘었다.
예결위 국민의힘 간사인 박형수 의원 지역구인 경북 의성에선 국도 5호선 보행자통행로 시설 개선 예산 10억원이 증액됐다.
장동혁 대표 지역구(충남 보령ㆍ서천)에서는 보령시 관창일반산업단지 노후 폐수관로 정비에 1억8000만원, 서천 주항지구 사업비 5억원 등의 예산 증액이 있었다.
반면 공적개발원조(ODA) 같은 표심과 거리가 먼 예산들은 줄줄이 칼질당했다.
앞서 여야는 약 728조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법정 시한 마지막 날에 합의 처리했다.
국회는 전날 밤 11시40분 본회의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재석 262인, 찬성 248인, 반대 8인, 기권 6인으로 의결했다. 총 예산 규모는 정부 원안 대비 4조3000억원 가량 깎는 대신 비슷한 규모 증액에 합의해 결국 총지출(727조8791억원)은 정부 원안(728조59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이로써 국회는 2020년 12월 처리한 ‘2021년도 예산안’ 이후 약 5년 만에 법정 시한을 준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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