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 무효표 역대 최다...선거제 개편 빌미 되나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4-04-15 15:01:41

'사전투표율 높을 수록 진보정당에 더 유리' 입증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22대 총선에서 사전투표율이 총선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범야권이 192석으로 압승하면서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진보진영이 유리하단 공식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는 관측이다.


특히 무효로 처리된 비례대표 정당투표 건수가 ‘130만9931표’에 달해 원내 3석과 맞먹는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여권이 108석, 범야권이 192석을 확보한 이번 총선의 사전투표율은 31.28%로, 총선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1대 총선 대비 4.59%p 높은 수치다.


지역별로는 전체 48개 지역에서 평균보다 높은 32.63%의 사전투표율을 기록한 서울의 경우 민주당은 44곳에서 더 많은 표를 얻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서울 서초구 갑, 강남구 갑·을·병 4곳에 그쳤다.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한 지역구에서도 높은 사전투표율이 야권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동욱 후보가 당선된 서울 서초을 사전투표에서도 신 당선인은 2만8538표를, 상대인 홍익표 민주당 후보는 3만64표를 얻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을 사전투표에서도 김은혜 국민의힘 당선인은 2만8097표를, 김병욱 민주당 후보는 3만4880표를 각각 받았고 본선에서 599표 차로 신승한 조정훈 서울 마포갑 당선인도 사전투표에선 상대인 이지은 민주당 후보에 6249표를 뒤졌다.


한편 이번 선거에선 비례대표 정당 선거 무효표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총선의 비례대표 무효표는 130만9931표로, 전체 투표자 2965만4450명의 4.4%에 달했다. 이번 선거에서 원내에 입성하게 된 다른 비례정당들의 득표율과 비교하면, 국민의미래(36.7%), 더불어민주연합(26.7%), 조국혁신당(24.3%)의 뒤를 잇는 수치다. 이는 3.6%의 득표율로 비례대표 2석을 확보하게 된 개혁신당보다도 높은 수치다. 단순 숫자상으로만 보면 무효표만으로도 3석가량을 확보해 원내 비례대표 정당 4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 셈이다.


이같은 비례대표 무효표 비율 상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따라 출몰한 거대 양당 중심의 위성정당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선택 가능한 정당이 다수인데도 여전히 무당층이 많다는 건 건 지역구 후보는 선택하고 비례대표 정당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앞서 지난 18~20대 총선 당시 각각 1.6%, 2.2%, 2.7%에 그쳤던 무효표 비율은 21대 총선에선 4.2%를 기록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선거제 개편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각당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추진 동력을 이끌어낼 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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