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찬, ‘원칙과 상식’ 민주당 탈당 당일, '당 잔류'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4-01-10 15:02:57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 ‘원칙과 상식’ 멤버로 이원욱, 김종민, 조응천 의원과 함께 10일 오전 탈당을 예고했던 윤영찬 의원이 갑자기 '당 잔류'를 선택한 배경과 관련해 그동안 이재명 대표 측근으로 윤 의원의 지역구 (경기 성남시 중원구) 공천을 위협했던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성희롱 발언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 전날 이재명 대표가 비선인 정성호 의원과 현 부원장 거취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온정적' 입장을 취하는 문자를 주고받다 언론 카메라에 포착돼 이 대표의 사당화 논란을 점화시키면서 현 부원장은 오히려 '공천 컷오프'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내몰리게 된 양상이다.
이날 민주당을 탈당한 이원욱 의원은 "민주당 사당화의 완전 증거를 보여준 사례"라고 직격했다.
이 의원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의 윤리 감찰 시스템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측근 의원과 당 대표가 둘이서 증거에도 남을 문자메시지를 통해 '당직 정지 정도면 되겠어?' '그거는 출마 못하는데요' '그러면 엄중 경고 정도면 되겠어?' (등) 후보자나 당원에 대한 징계 수위까지 논의된다는 것은 공당으로서는 있을 수가 없는 얘기"라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특히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 그것 (이 대표 의중 등)이 윤리감찰단의 결론을 내는 데 어떠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돼서도 안된다"면서 "당직 정지가 최소 몇 개월 이상 나지 않겠냐"고 현 부원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예상했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윤영찬 의원 지역구의 이른바 자객 공천으로 이야기되고 있는 현근택 변호사 (성희롱 발언) 논란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서 비명계가 이재명 대표의 입장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되기도 할 것 같다"며 "(현 부원장을 감싸는 듯한 이 대표 발언이)친명과 비명 사이의 개인적 이해관계에 따라 오해를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한 김 전 실장은 "이재명 대표와 가깝다고 하는 '자객'들이 (비명계 현역 지역구에서) 실제로 경선을 준비하고 있고 '원칙과 상식' 4분도 비명계로서 혁신을 주장하지만 그 밑바탕에 정치적 이해관계는 자기 지역구에 친명 자객들이 와서 설치고 다니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그는 "('원칙과 상식'이 주장한) 통합형비대위가 무슨 말이겠냐. 이재명 대표 사퇴하고 우리 지분도 같이 하는 균형 있는 통합을 하자는 통합형 지분을 좀 나누자는 거 아니냐"면서 "그런 맥락이기 때문에 지금 비명 지역구에 친명 자객이 돌아다니는 것은 이재명 대표가 풀어야 될 난제 중의 난제"라고 주장했다.
한편 윤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저는 오늘 민주당에 남기로 했다. 지금까지 함께해 온 '원칙과상식' 동지들에게 미안하고 미안할 따름”이라며 “민주당을 버리기에는 그 역사가, 김대중 노무현의 흔적이 너무 귀하다. 그 흔적을 지키고 더 선명하게 닦는 것이 제 소임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신당의 가치와 염원에 대해 동의한다. 그 분들 또한 대한민국 정치를 걱정하고 바꾸려는 분들이다. 성공하기 바란다”며 "이 분들에게 누구도 돌멩이를 던질 자격은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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