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복, '태영호發 녹취' MBC 보도에 "그런 얘기한 적 없다" 일축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3-05-02 15:03:06

MBC "李 공천권 언급"...太 “죄송...보좌진 안심시키려 과장" 해명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2일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진원지가 된 '녹취록' 관련 MBC 보도에 대해 “태영호 최고위원과 그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앞서 MBC는 지난 3월 9일 태 최고위원이 보좌진들을 상대로 한 음성 녹취를 인용해 "대통령의 한일관계 정책과 관련해 적극 옹호하지 않았다는 질책을 이진복 수석에게 들었다. 이 수석이 최고위원으로서 마이크를 잘 활용하면 공천문제는 신경 쓸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고 전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이진복 수석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 브리핑을 열고 "공천 문제는 당에서 하는 것이지 여기(대통령실)서 하는 게 아니다"라며 "태 의원도 (내게) 전화해서 '(보좌진에게) 설명하다 보니 조금 과장되게 얘기를 한 것 같아 죄송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공천개입이나 당무 개입 논란이 개개인의 사과로 마무리될 일이냐'는 기자 질문에는 "의원들 본인이 했던 이야기에 대해 제가 조치할 수 있는 게 있을까"라며 "그것은 당에서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태영호 최고위원도 전날 입장문을 내고 "오늘 MBC 뉴스데스크를 통해 본 의원실 내부 보좌진 회의 녹취록이 유출되어 보도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라며 "녹취에서 나온 제 발언은 전당대회가 끝나고 공천에 대해 걱정하는 보좌진을 안심시키고 정책 중심의 의정활동에 전념하도록 독려하는 차원에서 나온 과장이 섞인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과 그 보좌진 사이의 지극히 공무상 비밀인 회의 내용이 불순한 목적으로 유출되고 언론에 보도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 당 소속 김웅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이수석 경질" "검찰 고발" 등 강경 대응을 주문하면서 논란의 불씨를 키우고 나섰다.


김웅 의원은 이날 "만약 녹취록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진복 정무수석은 당무개입, 공천권 개입이라는 중대범죄를 저지른 것"이라며 이 수석을 경질하고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것이 아니라 태 최고위원이 전혀 없는 일을 꾸며내 거짓말한 것이라면, 태 최고위원은 대통령실을 음해한 책임을 지고 의원직을 사퇴하라"며 "나경원 전 원내대표에 대해서 '대통령과 전혀 조율되지 않은 정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는 이유만으로 사퇴를 요구하고, 초선 연판장으로 조리돌림했던 것을 기억하시길 바란다"고 질타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만약 사실이라면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여당 최고위원인 현역 국회의원에게 용산의 하수인 역할을 하도록 공천으로 협박한 것 아닌가"라며 "도저히 믿기 어려운 충격적인 뉴스"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 보도된 사건이 공직선거법이 금지하는 대통령실의 불법 공천개입이 아닌지 공직선거법 제9조 2항에 따라 검찰과 경찰은 신속, 공정하게 수사할 의무가 있다"면서 "'돈봉투' 민주당보다 국민의힘이 더 깨끗하고 더 떳떳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국민께서 신뢰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전날 김재원 최고위원과 함께 태영호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했다.


윤리위는 오는 8일 당사자들을 불러 소명을 듣고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당헌·당규에 따라 경고, 당원권 정지, 탈당 권고, 제명 등의 징계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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