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천 “‘정순신 낙마’ 인사권자 심기 맞춤식 인사 검증 문제”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23-02-27 15:03:01

“‘자식 문제라 검증 제외했다’는 건 과거 변명 방식일 뿐”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 내정자가 ‘아들 학폭’ 문제로 내정 하루만에 낙마하면서 검증 부실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이 27일 “인사권자의 심기 맞춤식 인사 검증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근무했던 박 전 행정관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인사권자가 있고 인사 검증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인사권자의 인사 의도를 감안하는 건 좋지만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인사권자의 심기경호를 위한 맞춤식 인사 검증을 해서는 안 된다. 인사 검증은 인사권자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자료를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인사권자는 ‘이 사람이 꼭 되기를 바란다’라고 하는 순간 큰 문제가 생긴다. 예전에 정보가 제한됐을 때는 문제가 차단됐지만 지금은 정보가 다 노출되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항상 제도를 개선한다고 하는데 실질적인 걸 개선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공직기강비서관실도 그렇고 인사정보관리단도 요즘 인터넷에서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는 반드시 검증하게 돼 있다”며 “나중에 인터넷에 이미 떠 있는 이야기가 나오면 만약 청문회 대상 공직자의 경우 국회에서 이걸 적극 이용한다. 당연히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에 인사 검증 문제에서 인터넷에서 비록 실명이 아니지만 떴다고 했는데 그게 대법원까지 가는 소송도 있지 않았는가”라며 “인사정보검증단에서 ‘실명이 아니라 우리는 몰랐다, 자식 문제이기 때문에 검증에서 제외했다’고 하는 건 과거의 구구한 변명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순신 내정자가)본인의 문제가 아니고 학폭 문제는 사전질문서에 없었다고 했는데 이 부분도 정확하게 틀렸다. 제10호 질문에 보면 ‘본인 배우자 또는 직계비속이 다단계, 도박, 성매매 등 사회적 논란이 될 수 있는 소송에 관여한 게 있는가’라고 나와 있는데 이걸 안 됐다고 하면 안 된다”라며 “적어도 추가확인 필요 정도는 들어갔어야 했고, 학폭이 결과적으로 사회적 논란이 될 수 있는 사건이 아니라는 인식인데 그건 아니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사 검증에 문제가 생겼을 때 대통령께서 확실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만이 가장 간단한 개선책”이라며 “이번에는 내 심기를 헤아려서 인사 검증을 한 건데 어떻게 적당하게 넘어갈 수 있는 묘책이 없을까 한다면 국가기강 전체가 무너진다”고 경고했다.


그는 “제갈공명이 왜 가장 좋아하는 장수 마속을 참수했는지, 윤 대통령께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시고 실행하셔야 한다”며 “그리고 이번에 인사 검증을 잘못한 문제에 대해 아무리 당신을 위해서 했다고 할지라도 그 부분들을 정확하게 처벌하고 넘어간다면 다음부터는 인사 검증 대충하라고 해도 담당공무원들은 공정과 원칙에 입각해서 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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