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면담 이후 한동훈 정면돌파 선택으로 與 내전 직전?
한동훈-추경호 갈등 이어 당 지도부까지 계파 갈등 역력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4-10-24 15:04:05
한동훈 대표는 24일 "당 대표가 법적ㆍ대외적으로 당을 대표하고 당무를 통할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원내든 원외든 총괄하는 임무를 당 대표가 수행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원내 업무인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나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 정상화 등에도 당 대표가 앞장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한 대표는 "당 전체를 총괄하는 사람을 뽑는 것이기 때문에 당 대표를 뽑는 전국 규모 선거를 하는 것"이라고 전날 추경호 원내대표가 특별감찰관 추천이 '원내 사안'이라고 제동을 건 데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별감찰관의 실질적인 추천과 임명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한 대표는 윤석열 정부에서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연계한 데 대해서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국민들 공감을 받기 어렵다"며 "마치 우리는 특별감찰관이 하기 싫고 민주당은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추천하기 싫어서 서로 방치하는 것처럼 보여 대통령 주변 관리를 막기 위해 정치 기술을 부리는 것이라고 오해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친한게 장동혁 최고위원은 "지금은 문제를 만들 때가 아니라 하나씩 풀어갈 때"라며 "당도 대통령실도 문제를 대하고 풀어가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특검법을 막아내는 마지막 힘은 108명 의원이 아니라 국민에게서 나온다"며 "국민 우려를 불식시키고 민심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한다면 어떤 것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친윤계 김재원 최고위원은 "우리 당이 집권 여당인 이유는 당원인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에서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당선됐고 우리 당의 당원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라며 "비판할 때는 적어도 일정한 금도가 있어야 한다"고 당내 친한계를 겨냥했다.
특히 "혁신과 변화의 이름으로 우리 편에게 가해지는 공격 정도가 금도를 넘어갈 때는 그 또한 우리 편에게 상당한 상처를 입힐 수 있다"며 "불과 얼마 전 보수진영이 겪지 말아야 할 참담한 고초를 겪었던 과거가 많은 당원과 지지자 가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해적 행위로 보수진영의 공멸을 가져올지도 모른다"며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이성을 되찾아 당원들과 국민이 걱정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 대표가 "11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심 선고 전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해소해야 한다"며 '특별감찰관 설치'를 강조한 데 대해 추경호 원내대표가 "민주당의 탄핵 선동을 막는 것이 먼저"라고 이견을 드러내면서다.
추 원내대표는 한 대표 면전에서 특별감찰관 추진을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민주당이 11월 국회 밖에 나가서 롱패딩 장외투쟁을 한다고 한다"며 "사법부를 정치적으로 압박하려 드는 것, '윤 정권 탄핵'을 선동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정권 흔들기'라는 술책에 흔들림 없이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회의에서는 당내 난맥상이 더 뚜렷이 드러났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당시 추 원내대표는 한 대표의 모두발언에 대한 사실상의 '불만 표시'로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직후 회의장을 나왔다.
이후 추 원내대표는 기자들 앞에서 작심한 듯 한 대표 발언을 반박했다.
그는 '한 대표와 특별감찰관 설치와 관련해 사전 협의가 없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직접 처음 들은 사안"이라면서 "특별감찰관은 국회 운영과 관련된 사안이고, 의총을 통해 결정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른 의원이 쉽게 결정한다고 해서 거기에 함께 의견을 모으기 쉽지 않은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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