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백신 지연 감사? 공무원 책임 묻기 어려워”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22-08-25 15:10:47

“공무원들 적극 행정 의지 완전히 꺾어버릴 것”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감사원이 지난 정부 때 코로나19 백신 도입이 늦어진 것에 대한 감사를 벌일 예정인 가운데 방역 전문가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5일 오전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공무원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백신 지연과 관련해서 두 번의 논란이 있었는데 맨 처음 도입될 때 우리나라가 적극적으로 백신 회사랑 계약을 안 맺어서 다른 국가보다 2~3개월 늦게 도입됐었다는 게 첫 번째고, 백신 공급 시장에 대해 화이자나 아스트로제네카는 시기에 맞춰서 제대로 공급이 됐는데 모더나 접종이 차일피일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더나 예방 접종 기간을 늘린 것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 모더나 생산국에 해당되는 미국에도 백신이 지연됐었고 초기에 도입이 조금 늦었거나 대응이 늦은 부분에 대해 왈가왈부할 부분들이 있지만 사실 백신은 전세계적으로 공급을 받으려고 줄을 섰던 상황”이라며 “행정적으로 상당히 어렵고 우리나라가 예산 부분을 뒷받침해서 선금이 가능한 체계들이 없었기 때문에 공무원들도 적극적으로 행정하기 어려웠던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모더나 백신 때문이든 초기 도입과 관련된 부분이든 감사를 한다고 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은 정권의 핵심부에서 어떤 결정을 해 주고 그것들을 확실하게 지원을 해줘야 가능한 부분이지, 당시 그런 일들에 행정적 업무를 했던 공무원들의 책임이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매번 감사가 시작할 때는 취지는 매우 타당하다. 당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살펴보고 개선하겠다는 식인데 막상 감사가 시작되면 공무원들을 탈탈 터는 분위기로 진행되면서 공무원들의 적극 행정 부분 자체의 의지를 완전히 꺾어버린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냥 문서에 있는대로, 행정에 있는대로 규정만 지켜야지 괜히 더 열심히 하거나 새로운 방법을 동원했다가는 행정적인 부분에 있어서 안 맞는다고 지적을 받으면서 공무원 생각에는 보건복지부가 최고라는 상황을 느끼게 하는 감사가 여러 번 있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써서 노력하는 공무원들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데 그 부분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 자체가 부당하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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