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사칭 사기' 속아 나흘간 셀프감금

5000만원 전달직전 위기모면
신종 보이스피싱 사기 주의보

박소진 기자

zini@siminilbo.co.kr | 2025-08-21 15:24:10

[시민일보 = 박소진 기자]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수법이 한층 더 정교해지고 있다.

피해자를 스스로 외부와 차단된 공간에 머물게 한 뒤, 통화와 원격 앱 제어를 통해 금전을 편취하는 이른바 '셀프 감금' 수법이 새롭게 등장했다.

21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일 20대 남성 A씨는 카드사 콜센터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부터 '신용카드가 배송될 예정'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A씨가 '그럴 리 없다'고 의심을 표하자 보이스피싱 조직은 검찰과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한 일당과 차례로 연결을 유도했다.

이들은 '개인정보 유출로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으니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며 A씨를 속였다. 익숙하지 않은 법률 용어 등 심리적으로 위축된 A씨는 결국 상황을 믿게 됐다.

이후 조직은 '자산 검증을 위해 숙박업소에서 혼자 생활하라' 등 지시에 따라 모텔로 간 A씨는 4일간 머무르며 5000만원을 인출했고, 이를 전달하기 직전까지 이르렀다.

다행히 A씨의 휴대전화에 설치된 악성애플리케이션 등에 대해 통신사 협조를 받은 경찰은 A씨가 머무르던 숙박업소로 출동해 그에게 보이스피싱 수법임을 알렸다.

이는 전형적인 '셀프 감금' 수법으로, 해당 방식은 피해자가 보이스피싱 조직의 협박에 속아 스스로를 모텔에 고립시키고 통화 원격제어 등으로 돈을 갈취당하는 신종 범죄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대상자를 수사기관이 아닌 다른 곳에서 조사하는 경우는 없다"며 "'숙박업소에 혼자 있어라', '녹취를 위해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곳으로 가서 전화를 받아라' 등의 전화를 받는다면 보이스피싱이기 때문에 즉시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전북경찰청은 현재 도내 숙박업소를 중심으로 셀프 감금 피해 예방 안내문을 배포 중이며, 의심 사례에 대해선 적극적인 신고를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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