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빙자해 공사장 돌며 현금 갈취
60대 등 2명 공갈 혐의 구속
임종인 기자
lim@siminilbo.co.kr | 2023-06-13 15:27:09
[수원=임종인 기자] 경기 일대에서 소규모 환경단체나 노동조합을 빙자해 건설 현장의 문제점을 지적· 입막음을 대가로 돈을 요구한 이들이 잇따라 체포됐다.
13일 이천경찰서는 60대 A씨 등 2명을 공갈 혐의로 지난 5월18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 3월 초부터 중순까지 건설 폐기물 매립 업체 2곳을 찾아가 “폐기물을 묻을 때 땅에 물을 뿌리지 않는 건 불법이니 고발하겠다”고 협박해 11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민간 환경단체는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해 보조금을 지원받으려는 경우가 아니라면 별도의 등록이나 허가 절차가 없다는 허점을 노려, 모 환경단체 소속으로 돼 있는 명함과 출입증을 보여주며 건설 현장에 접근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A씨 등은 환경단체 활동뿐 아니라 과거 한 건설노조 간부로 활동하기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용인 등 다른 건설 업체 2곳을 상대로도 비슷한 수법으로 1800만원을 요구했으나, 관련 첩보를 입수한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면서 미수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 하남경찰서는 공동공갈 혐의로 30대 B씨와 40대 C씨를 구속했다.
B씨 등은 환경관리협회라는 유령 단체를 만든 뒤 2022년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서울과 경기의 아파트 공사 현장 등 20여 곳을 돌며 “폐기물 혼용 배출 등의 위법 사항 민원이 접수돼 고발하겠다”고 협박해 단체 후원금 명목으로 총 1080만원을 뜯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환경단체명이 적힌 명함을 갖고 다니면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B씨를 지난 5월 말, C씨를 이달 초 각각 구속했으며, 조사를 마치는 대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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