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공교육 멈춤의 날'··· 학교 현장 큰 혼란 없었다
서이초 교사 추모·교권 회복 촉구 행사 이어져
교사들 연가·병가··· 일부선 단축수업·합반도
이대우 기자
nice@siminilbo.co.kr | 2023-09-04 15:29:41
[시민일보 = 이대우 기자]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에서 숨진 교사의 49재 추모일인 4일 전국 각 지역에서 고인을 추모하고 교권회복을 촉구하는 행사가 이어졌다.
전국 시도 교육청과 지역 교원노조 등에 따르면, 이날은 교사들이 '공교육 멈춤의 날'이라고 이름을 붙였으며, 상당수 교사들이 연가나 병가를 내고 지난 7월 숨진 서초구 초등교사를 추모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경기지부 관계자는 “연가·병가 투쟁에 참여하는 교사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실제 상신을 올린 교사들을 대상으로 전날 단체 채팅방을 개설했다”며 “채팅방 2곳에 총 2500여명의 참가자가 들어와 있는데 비조합원도 다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많게는 지역별로 1000명 이상의 교사가 연가·병가를 쓰면서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학교도 속출했다.
교육부는 서울 등 지역별로 교사들의 연가·병가로 단축수업이나 합반수업을 하는 학교들이 생겼지만, 우려했던 학교 현장 혼란은 없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교육부 출입기자단 정례브리핑에서 연가·병가 규모에 대한 질문에 “학생 학습권 보호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연가·병가 사용 교사 숫자 확인보다는 수업 정상화에 치중하고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정확하게 연가·병가를 신청하거나 조퇴한 교사의 규모는 일러야 이날 오후 늦게나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역 초등교사는 약 9400명으로, 이중 1500여명이 결근, 경남도의 경우 경남지역 초등교사 1만2400명중 약 10%인 1300여명이 연가·병가·출장·장기휴가 등으로 출석하지 않은 것으로 추산된다.
강원지역에서는 1000명 이상이 연가·병가에 동참하면서 여러 학교가 학부모에게 단축수업 등을 공지했으며, 광주에서는 초등학교 7곳이 이날 하루 휴업하기로 했고, 이날 360명 이상의 교사가 연가와 병가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또 16개 학교가 인력 지원을 요청해 지역교육청에서 장학사와 퇴직교원 등을 투입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의 한 초등학교는 학부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전국 교사들이 오늘을 공교육 회복의 날로 정했고, 본교에서도 선생님들의 참여 여부에 대한 선택을 존중하기로 했다”면서 “다수 선생님들이 추모 집회에 참여해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어렵다”고 전했다.
또 일부 학교는 사전에 학부모에게 체험학습 신청을 권유하기도 했는데, 절반 이상의 학생이 체험학습으로 학교에 나오지 않는 곳도 있었다.
하지만 교육부는 학교 현장에 큰 혼란이 없고 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진 학교가 많다고 설명했다.
교육부가 이달 1일 오후 5시 기준으로 파악한 결과 전국 30개 초등학교(0.5%)에서 임시휴업(재량휴업)을 계획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연가·병가를 낸 교사들의 징계 여부와 관련해 “오늘은 추모하는 날이기 때문에 징계 내용(수위)을 별도로 말씀드리는 것은 다음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즉답을 피하면서도 “기존 원칙이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3시 서이초 강당에서는 ‘49재 추모제’가 서울시교육청 주최로 열린다.
‘한마음으로 함께하는 모두’ 측은 “국회 앞에서 억울하게 돌아가신 선생님의 진상규명과 아동학대 관련법 즉각 개정을 국회에 촉구하며 서이초 교사 49재 추모 집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는 서이초 운동장에 시민들을 위한 추모 공간이 마련·운영되며, 오후 4시30분부터는 서울 국회의사당 앞 대로에서 집회가 열린다.
추모 집회는 비슷한 시간대에 ▲ 충남교육청 ▲ 대구교육청 ▲ 대구 2.28 기념공원 ▲ 광주 5.18민주광장 ▲ 제주교육청 ▲ 인천교육청 ▲ 충북교육청 ▲ 충남교육청 ▲ 대전 보라매공원 앞 등에서 열릴 예정이다.
서울교대·경인교대·춘천교대·한국교원대 등 교육대학교에서도 오후 7시께 추모 집회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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