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창원지검 통영지청장, "검수완박 반대" 현직 검사 사의 표명
"유일한 저항 방법으로 선택"
홍덕표
hongdp@siminilbo.co.kr | 2022-04-14 15:31:29
[시민일보 = 홍덕표 기자] 현직 검사가 검찰 수사권을 폐지하는 이른바 '검수완박'에 반대해 사의를 표명했다.
김수현(52·사법연수원 30기) 창원지검 통영지청장은 14일 오전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사직 인사에서 "검찰이 더는 검찰이 아니게 돼가는 상황에서 철저한 무기력함을 느끼며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저항의 방법으로 사직을 선택했다"고 적었다.
김 지청장은 "홀로 사직하는 것이 무책임하고 무의미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이름만 남은 검사로 이 직을 유지할 아무런 이유가 없고, 후배들에게 껍데기만 남은 조직을 물려주는 부끄러움을 견딜 수 없다"고 한탄했다.
이어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있음을 개탄한다"며 "검찰의 어제와 오늘, 내일에 책임 있는 분들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김 지청장의 사직 글에는 "재고를 부탁드린다"는 동료 검사들의 댓글이 잇따랐다.
아울러 김 지청장은 윤석열 정부 첫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에게도 "형평 인사를 해달라"는 당부를 남겼다.
그는 "지난 정권에 피해를 보았기 때문에 명예 회복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그래도 능력은 출중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으로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릴 수 있는 특정 세력에 편중된 인사를 해서는 안 된다"며 "검수완박이라는 외부 족쇄에 더해 내부 분열이라는 위험이 생기지 않도록 구성원 모두가 인정하고 승복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인사를 간청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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