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당 내홍 '원인과 해법' 놓고 계파 간 입장 첨예하게 엇갈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3-12-26 15:34:57
친명 조승연 "李, 검찰 덫 걸린 건데 사퇴 요구...당원 뜻 아냐"
비명 이원욱 "빌런정치..李 전지적 시점으로는 총선 승리 못해"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비명계 인사들이 통합 비대위원회 체제 전환 등을 요구하며 이재명 대표 압박에 나선 가운데 올 연말까지 이 대표 퇴진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천명한 이낙연 전 대표와 김부겸 정세균 전 총리가 비공개 회동을 이어가는 데 대해 정치권 관심이 쏠리는 양상이다.
특히 당 내홍을 둘러싼 원인과 해법을 놓고 계파 간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려 주목된다.
26일 서울 모처에서 정 전 총리와 조찬회동을 마친 이 전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두 사람은 국가와 민주당 안팎의 문제들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공유했다"며 “현 국정 운영과 민주당 상황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특히 "적절한 상황이 조성된다면 김부겸 전 총리를 포함한 (문재인 정부 당시) '3총리'(정세균·김부겸·이낙연) 회동을 추진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당내에서는 계파 간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친명계인 조승연 민주당 국민소통위원회 수석상임부위원장은 "그런 일은 있어서도 안되고 있지도 않을 것"이라며 '이낙연 신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날 BBS라디오에 출연한 조 부위원장은 '이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하게 되겠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만약에 공천 안준다고 탈당한다면 뭐가 되겠느냐. 양아치, 정치낭인이 되는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친명계 원외인사들을 겨냥한 '친명팔이' 비판에 대해서는 " 이재명 대표가 우리 민주당의 당대표이고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단결해서 나가라는 게 당원들의 명령이기 때문에 저도 그렇게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몇 사람의 엘리트 정치인들이 스스로 국민보다 당원보다 더 현명하고 정의롭다 이렇게 착각하고 가르치려고 드는 태도 때문에 우리 민주당이 정권 교체라는 철퇴를 맞았다고 생각한다"며 "(국민과) 당원들을 존중한다면 이재명 대표 물러나라는 말을 그렇게 쉽게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 이재명 대표가 지금 검찰의 덫에 걸려있는 건데 윤석열 검찰 정부가 야당 대표 죽이기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 부화뇌동 해서 당대표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당원들의 뜻이 절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반면 비명계 혁신 모임 ‘원칙과 상식’의 이원욱 의원은 “지금 이(재명)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권력욕이 아니라 진짜 정치, 민주당 혁신”이라며 “빌런정치라는 조롱을 받는 한 축답게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대한 빗나가는 화살을 쏘았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와 당 지도부를 통해 당의 활로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이같이 날을 세웠다.
특히 그는 “문제는 이재명 대표이고 친명, 개딸, 재명이네 마을에 있지 않다”고 민생, 시장, 학교, 기업 등 현장을 강조하면서 "그곳을 향한 진짜 민주당의 진짜 걸음이 없다면 국민은 민주당을 외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엇보다 이 의원은 “이 대표의 전지적 시점으로는 당을 혁신하고 총선 승리로 나아갈 수 없다. 이재명 대표가 자주 말하는 단합의 방식으로는 불가능하다"면서 "통합이어야 한다. 쇄신이어야 한다. 혁신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당 대표실 안에서의 묵언수행을 마치고 진짜 정치로 나와야 한다"며 "통합으로 민주당을 다시 세울 것을 촉구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최근 비명계로부터 '통합 비대위'를 요구 받았던 이 대표가 김부겸. 정세균 전 총리에게 '통합 선대위' 카드를 제시하는 출구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김부겸 전 총리에 '공동 선대위원장'을 제안한 데 이어 28일 회동이 예정된 정세균 전 총리에게도 같은 제안을 한다는 건데 해당 과정에서 이낙연 전 총리는 배제돼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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