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식욕억제제 SNS로 유통··· '판매·투약' 10대 등 총 59명 검거
김점영 기자
kjy@siminilbo.co.kr | 2022-06-16 15:36:13
[창원=김점영 기자] 일명 '나비약'으로 불리는 마약류 식욕억제제를 구매해 투약·소지한 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검거된 대다수가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 떄문에 음성적으로 약을 구매한 10대로, 청소년 마약류 관리 사각지대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형의로 10~30대 59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은 올해 3월5일부터 4월15일까지 마약류 식욕억제제를 강원·경북 소재 병원에서 자기 또는 타인 명의로 처방받은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판매하거나 투약·구매·보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생긴 모양이 나비처럼 생겨 속칭 나비약으로 불리는 이 식욕억제제는 비만 환자에게 체중감량의 보조요법으로 단기간 처방하는 의약품이다.
이 약은 중독성과 환각, 환청과 같은 부작용이 있는 등 오·남용 시 위험성이 심각해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에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돼 있다.
이번에 검거된 피의자 중 판매자는 10∼30대 8명, 구매자는 10∼30대 51명이었다.
특히 이들 중 10대가 총 47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구매자 51명 중 50명은 여성이었으며, 13세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자들은 병원에서 처방을 받은 뒤 SNS를 통해 판매하거나 자신이 구매한 식욕억제제를 재판매하는 수법을 썼다.
구매자들은 효과가 강한 다이어트약은 병원에서 정상적인 처방이 힘들 것 같아 SNS상에서 검색을 통해 사들였다.
구매 학생들의 경우 '살쪘다'는 소리가 듣기 싫거나 교복이 맞지 않는 등 이유로 해당 약품을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들이 취득한 약은 총 567정으로, 이 중 경찰은 106정을 압수해 추가 유통을 차단했다.
또한 청소년들 사이에 마약류로 지정된 식욕억제제를 용돈벌이 수단으로 SNS에 광고해 판매하거나 다이어트 목적으로 구매하는 사례가 증가한다는 단서를 확보하고 관련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를 진행하며 서울 등 전국 15개 시·도에서 피의자들을 검거한 점이 가장 놀라웠다"며 "많은 청소년이 식욕억제제에 연루된 만큼 철저한 예방 교육을 통해 재발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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