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구조사 없이 환자 이송한 구급차들

자격증·명의 빌려 불법운행
총 17명 적발…불구속 송치

최성일 기자

look7780@siminilbo.co.kr | 2026-03-19 15:59:24

[부산=최성일 기자] 사설 구급차 업체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필수 인력을 배제한 채 응급환자를 이송해 온 사실이 경찰 수사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응급의료에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부산시에 등록된 사설 구급차 업체 대표 2명과 이들에게 응급구조사 자격증을 빌려준 관계자 9명, 특수구급차 운전사 6명 등 총 17명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수사에 따르면 60대 여성 A씨는 2016년부터 2025년까지 8명의 응급구조사 자격증을 순차적으로 빌려 업체를 운영하면서, 실제로는 응급구조사를 탑승시키지 않은 채 운전사에게 22회에 걸쳐 환자 이송을 맡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응급구조사가 작성하는 '출동 및 처치 기록지'를 617차례에 걸쳐 운전사가 작성하게 했다.

또한 A씨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건강보험 혜택 등의 대가로 자격증을 빌려준 응급구조사 8명의 근로계약서를 위조해 부산시에 제출했다.

아울러 당사자들의 급여 명목으로 법인계좌에서 4억2200만원을 본인 계좌로 빼돌린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업체 대표인 30대 남성 B씨 역시 2024년부터 2025년까지 응급구조사 1명의 자격증을 빌리거나 퇴직한 응급구조사의 명의를 도용해 업체를 운영하며, 운전사 단독으로 23 차례 환자를 이송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행법상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특수구급차에는 최소 1명 이상의 응급구조사가 반드시 탑승해야 하며, 이들이 있어야 자동심장충격기 등 의료 장비 사용과 응급처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업체 대표들은 인건비 절감을 위해 최소 인원인 3명 정도의 응급구조사만 고용한 뒤, 자격증 대여로 인력을 대체하는 불법 행위를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관련 업계에서 특수구급차 운전사가 응급구조사 로고와 유사한 로고가 부착된 조끼를 입고 차량을 운행하거나 일반구급차로 환자를 이송하고 특수구급차 요금을 받는 등의 불법 행위가 더러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 이승주 팀장은 "사설 구급차 운영과 관련해 피해를 당했거나 각종 비리 행위를 발견하면 즉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차량 외부에 가로로 빨간색 띠를 두른 특수구급차는 응급환자를 이송하고, 초록색 띠가 있는 일반구급차는 환자 전원 등에 이용된다.

특수구급차는 일반구급차보다 이용요금이 2배 정도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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