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4694ha 산불 영향… 인명피해 15명

중대본 "진화 쉽지 않은 상황"
산청등 4곳 평균진화율 85%

여영준 기자

yyj@siminilbo.co.kr | 2025-03-25 16:09:34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영남권을 덮친 대형산불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으나 산불 진화의 주력인 헬기가 충분히 가동되지 못해 공중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산림청 등에 따르면 산림청이 보유한 진화 헬기는 모두 50대다.

이 중 산불 진화 주력 기종인 KA-32 헬기는 29대지만 28%인 8대는 러·우 전쟁으로 부품을 교체하지 못해 지난 2024년 상반기부터 사실상 멈춰 서 진화 전력에서 제외됐다.

사실상의 산림청 소속 산불 진화 전력은 42대인 셈인데 이마저도 7대는 전국 각지 산불 취약지역에 전진 배치돼 이동할 수 없다는게 중대본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경남 의성·산청, 울주 등 대형 산불 현장에는 현재 33대가 투입돼 진화 중이다. 하지만 산불이 나흘째로 이어지면서 일시 정비 등으로 이날 하루에만 9대가 전력에서 제외됐다.

중대본에 따르면 전국 각 지자체가 봄철 산불 조심 기간 운영 중인 임차 헬기는 총 78대다. 이 중 43%인 34대가 영남지역 대형산불 진화에 투입됐다. 국가재난지역 선포에 따라 지원된 공중 진화 전력이다.

문제는 임차헬기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인 데다 산불이 더 장기화해 해당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하면 복귀할 수밖에 없다는 게 중대본의 설명이다.

영남 대형 산불이 임차헬기를 지원한 지자체뿐만 아니라 나머지 지자체 역시 해당 지역에 산불이라도 날까 우려하고 있다.


전북도의 경우 산림청 헬기가 경남과 경북, 울진 등에 동원되다 보니 지난 23일 발생한 2건의 산불은 3대의 임차 헬기를 이용해 진화했다.

지난 22일에도 무주와 인접한 충북 옥천에서 난 산불에 전북도 임차 헬기가 동원되기도 했다.

산불 진화의 골든타임은 첫 신고부터 현장 도착 후 물 투하까지 '임차 헬기 30분, 산림청 헬기 50분'이다

하지만 영남 대형산불은 발생 초기 초속 15m의 강풍으로 헬기 투입이 지체된 것으로 전해졌다.

3건의 3단계 대형산불과 2단계 산불 1건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다 보니 초기진화에 어려움을 겪은 데다 가용한 헬기 자원이 여러 곳으로 분산되다 보니 집중적인 공중 살수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23일 오전 경북 의성 산불 현장에 투입된 진화 헬기들은 산불 지역에 연무가 짙어 진화에 나서지 못했다고 산림청은 설명했다.

국립산림과학원 이병두 박사는 "산불 장기화로 화선마저 길어지면서 공중 진화에 어려움이 상당하다"며 "헬기를 이용한 공중 진화의 가장 큰 효과는 집중력이지만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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