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뇌전증' 병역면탈사범 총 130명 기소
배구선수 조재성·래퍼 라비·배우 송덕호 등 포함돼
한의사·변호사 등 공범도··· 브로커 2명 등 7명 구속
박준우
pjw1268@siminilbo.co.kr | 2023-03-13 16:10:03
[시민일보 = 박준우 기자] 2022년 12월 검찰과 병무청이 합동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나선지 약 3개월 만에 병역면탈사범 137명을 적발했다. 병역면탈사범에는 래퍼 라비(30·본명 김원식) 등이 포함됐다.
서울남부지검과 병무청 합동수사팀은 13일 병역면탈 시나리오를 만들고 범행을 주도한 브로커 2명과 사회복무요원의 출근부 등을 조작한 공무원 5명, 병역면탈자 109명, 공범 21명 등을 재판에 넘겼다고 전했다.
수사팀이 이날 발표한 수사 결과에 따르면 허위 뇌전증 병역비리와 관련해 브로커 구(47)씨와 김(38)씨, 프로배구 선수 조재성(28)씨, 배우 송덕호(30·본명 김정현)씨 등 130명을 기소했다.
의뢰인 108명에 브로커와 계약해 대가를 지급하거나 목격자로 행세하는 등 범행에 적극 가담한 면탈자의 가족·지인 20명이 포함됐다.
공범 중에는 한의사와 전직 대형로펌 변호사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브로커 2명을 비롯해 혐의를 부인한 병역 면탈자 2명 등 총 4명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이들은 2019년 9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브로커와 공모해 뇌전증 연기를 통해 병원에 실려가는 등 브로커가 제공한 시나리오대로 행동한 뒤 병무청에 허위 진단서를 제출해 병역을 감면받은 혐의(병역법 위반·위계공무집행방해)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브로커 구씨와 김씨는 보호자 및 목격자 행세를 하며 1~2년에 걸쳐 의뢰인들의 진료기록을 관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들이 벌어들인 범죄수익 약 16억원을 추징보전 조치했다.
이외에도 검찰은 래퍼 나플라와 서울지방병무청 복무담당관 강 모(58)씨, 서초구청 공무원 염 모(58)씨 등 3명에 대해서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아울러 나플라의 소속사 그루블린의 공동대표 김 모(37)씨와 다른 공무원 등 총 3명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나플라는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게 되자 김씨와 구씨에게 의뢰해 우울증이 악화된 것처럼 속여 병무용 진단서를 허위로 발급받았다. 이후 처방받은 약을 복용하지는 않았다.
공무원들은 나플라가 구청에 출근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141일 동안 정상 출근한 것 처럼 일일복무상황부를 조작해 출근은 했지만 우울증 및 정신질환 등으로 잦은 지각 및 조퇴, 병가가 불가피했다는 기록을 남겼다.
이들은 해당 기록을 토대로 복무 부적합자 소집해제 신청서와 사실조사 결과 보고서 등을 작성해 조기 소집해제 절차를 밟았으나 실패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검찰은 병무청과 서초구청 소속의 다른 사회복무요원의 관리 실태도 점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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