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사법 3법’ 폭주에 野-법조계는 물론 이석연까지 ‘대통령 거부권’ 촉구

李 “사법개혁 속도전, 바람직하지 않아... 법왜곡죄, 대한민국 법치의 수치”
박승서 등 14인 “입법 폭주, 권력 지형 재편 시도... 법적 안정성 훼손 유발”
野 박성훈 "대한민국 독재국가 선포... 개혁의 탈을 쓴 노골적인 사법부 겁박"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6-03-04 16:17:36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사법 3법’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특히 야당과 법조계는 물론 1호 헌법연구관 출신으로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통합위원장으로 임명한 이석연 전 법제처장까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공감하고 있어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은 4일 ‘법왜곡죄’에 대해 “대한민국 법치의 수치이며 국격에 맞지도 않는다”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공개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다수결로 세워진 헌법이 다수의 손에 의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점을 역사가 보여줬다”고 ‘사법 3법’의 국회 처리 과정을 평가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사법개혁의 큰 틀 자체는 필요하고 찬성한다”면서도 “다만 시급하지 않은 법안인데 국민설득 절차를 충분히 거치지 않은 채 속도전으로 진행되는 모습은 국민 통합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당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 방식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면서 “(법왜곡죄 때문에)수사나 재판에 불만 있는 사람들이 다 고소 고발할 것이고 재판소원보다 더 많은 문제점이 야기될 것”이라며 “(민주당이 최종안에서 그 대상을 형사사건으로 한정했다고)본질적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특히 그는 “가장 큰 문제는 명확성 원칙인데 ‘의도적으로 왜곡했다’, ‘합리적 재량 범위를 벗어났다’ 같은 표현은 매우 추상적”이라며 “재판은 본질적으로 해석 행위이고 해석에는 의견 차이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형사책임 대상으로 삼기 시작하면 판사들은 방어적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독일에서 법왜곡죄가 유지되는 건 나치를 겪은 역사적 경험 때문”이라며 “지금 새로 법왜곡죄를 도입하는 선진국은 없고 독일에서도 실제 적용되는 경우가 드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법왜곡죄법에 대해서는 재의요구권을 행사해 주셨으면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재판소원제에 대해서도 “법안이 통과 됐지만 헌법심의 관점에서 대상을 제한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헌재와 대법원이 대상을 놓고 긴밀한 협의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법관 증원에 대해서는 “대법관 증원은 필요하지만 3년에 걸쳐서 매년 4명씩 12명을 증원하는 것은 과하다”라며 “2~3년마다 증원해서 8명 정도를 늘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박승서 제35대 변협회장, 김정선 제5대 여변회장 등 14명의 법조인들도 ‘사법개혁 3법’을 “입법 폭주”로 규정하면서 4일 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재판소원 도입은 개헌 사항으로 소송 종결 지연과 법적 안정성 훼손을 유발한다”고 우려하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특히 “권력자에게 대법원 확정판결을 마음대로 뒤집을 절호의 기회이지만 일반 대다수 국민은 강자의 시간 끌기 희생양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왜곡죄’를 두고도 “죄형법정주의를 무너뜨리는 형벌 입법인 동시에 수사·재판의 실질적 기능이 위축될 것”이라며 “기준조차 불분명한 상태에서 형사 처벌을 가하겠다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정치적 기소와 보복성 고발의 빌미가 될 수 있고, 판사·검사의 독립적 판단을 위축시키는 압박 수단으로 악용될 것”이라며 “이미 직무 유기·직권남용 등 처벌 규정과 국가배상 제도가 존재하는데 또 다른 형벌 조항을 덧붙이는 건 제도 개선이 아니라 사법부·검찰에 대한 형사적 통제 장치를 추가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법관 증원에 대해서도 “모두 22명의 대법관을 이 대통령이 뽑는 셈”이라며 “사법부 장악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반대했다.


이어 “이해 당사자인 대통령이 대법원 구성에 광범위한 인사권을 행사한다면 사법부 독립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며 “이런 입법은 결코 사법개혁이 아니라 삼권분립의 균형을 허물고 권력 지형을 재편하려는 시도”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위헌적 요소가 명백한 법률안에 대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대통령의 헌법적 의무로, 즉각 거부권을 행사해 헌정 질서와 사법 독립을 수호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압박했다.


국민의힘도 “민주당 사법개혁의 출발은 이재명 대통령 재판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된 ‘법관 악마화’였다”며 “조희대 대법원장을 겨냥한 전방위적 압박과 사퇴 요구, 사법부 흔들기 끝에 나온 악법이며, 개혁의 탈을 쓴 노골적인 사법부 겁박”이라고 강조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 독재국가 선포”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조희대 대법원장도 ‘갑작스러운 대변혁이 국민에게 혹시 해가 되는 내용은 없는지 마지막까지 심사숙고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며 “민주당이 밀어붙이는 법왜곡죄, 재판소원제, 대법관 증원이 어떤 파국을 불러올지 사법부 수장으로서 국민에게 마지막으로 보내는 절박한 호소”라고 강조했다.


특히 박 수석대변인은 “법왜곡죄는 권력에 반하는 판결을 ‘왜곡’으로 몰아 법관을 고발하고 압박할 수 있는 구조를 제도화하는 것으로, 지금도 정치적 사건에서는 ‘좌표 찍기’와 인신공격이 난무한다”며 “여기에 형사 처벌이라는 칼까지 쥐여주는 순간, 판결은 양심이 아니라 권력의 눈치 보기로 변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재판소원제는 사실상 4심제의 문을 여는 제도”라며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끝난 사건을 다시 헌재로 끌고 가는 길을 제도화하면, 결국 돈과 시간이 있는 쪽이 이기고, 약자는 더 오래 더 비싼 절차를 감당하는 불평등한 구조만 발생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법관 증원법에 대해서도 “‘신속한 재판’이라는 포장 아래, 최고법원을 정권이 재구성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 주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대법원을 자기 손으로 다시 짜는 사실상의 사법 장악 로드맵”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을 겨냥해 “심기를 거스르는 판결은 ‘왜곡’으로 처벌하고, 확정판결도 끝까지 뒤집으며, 대법원까지 손아귀에 쥐겠다는 법안을 공포한다면 독재국가 선포와 다름없다”며 “헌법 질서를 지키는 길은 사법 장악 3법에 대한 즉각적인 거부권 행사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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