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탈출 모집책 제보로 '422억 피싱 조직'

총책 ·장집등 총 129명 송치
SNS로 범행 · · · 220명 피해
미검거 15명 국제 적색수배

이대우 기자

nice@siminilbo.co.kr | 2025-11-04 16:19:01

[시민일보 = 이대우 기자]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투자 사기,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등을 벌인 조직이 경찰에 무더기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사기 범죄 조직의 총책 A씨(56)등 일당 129명을 검거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 10월31일까지 이들을 차례로 검찰에 송치했으며 A씨를 비롯한 19명은 구속 상태로 넘겨졌다.

경찰은 A씨의 지시를 받고 활동한 '장집'(대포통장 모집책) B씨(43)의 제보로 수사에 착수했다.

B씨는 대포통장을 전달하기 위해 캄보디아의 범죄 단지로 갔다가 통장이 지급 정지됐다는 이유로 감금, 폭행당한 뒤 범죄 단지에서 탈출해 경찰에 제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한국과 캄보디아를 오가며 지난 2024년 1∼11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220명을 속여 422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사기·범죄단체 등의 조직·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를 받는다.

A씨는 친형 C씨(59), C씨의 딸인 조카 D씨(27)와 함께 사기 실행팀(콜센터), 자금 관리팀(CS센터), 대포통장 유통팀(장집), 자금세탁팀(테더상) 등으로 역할을 분담한 사기 조직을 꾸렸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B씨의 진술을 토대로 2024년 7월부터 A씨 조직의 구조와 활동 체계, 금융 정보 등을 분석해 콜센터, CS센터, 장집 등 핵심 인물 41명을 특정했다.

국내에 소재한 26명을 차례로 검거했으며, 이들에게 대포통장을 제공한 103명도 함께 붙잡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C씨와 D씨를 비롯해 캄보디아에 체류 중인 미검거 피의자 15명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으며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리고 여권 무효화 조치한 상태다.

조사 결과, 이들 조직은 총책 A씨를 중심으로 A씨와 같은 팀 외에는 다른 팀과 소통하지 않도록 철저히 차단된 이른바 '점조직' 형태로 운영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범죄 수익금은 법인 명의의 대포 통장으로 모집하거나 이용됐는데, 수익금을 경유하거나 최종 보관하는 안전 계좌에는 농아인(청각·언어 장애인) 명의의 통장이 악용됐다.

경찰 관계자는 "금원 제공 유혹에 빠져 법인·개인 명의의 계좌를 (범죄 단체에) 건네주면 공범이 될 수 있다"고 전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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