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속에서 길을 찾다! 아파트 화재 불나면 살펴서 대피
최진석 해남소방서장
시민일보
siminilbo@siminilbo.co.kr | 2024-04-25 17:23:19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주택 1,915만 호 중 아파트 1,226만 호로 전국의 주택 거주 형태 중 약 64%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민이 아파트에서 거주하고 있는 셈이다.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 ~ 2023년 5년 간 전체 화재 발생 건수 중 아파트 화재는 약 12%로 이로 인한 사망자 수는 전체 화재 사망자의 20.9%로 나타났다. 이는 많은 사람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지만 화재 발생 시 인명피해가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듯 아파트 화재는 예고 없이 찾아와 우리의 일상과 안전을 위협한다. 불길과 연기는 순식간에 공간을 삼키며,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위험에 빠뜨린다. 하지만 화재 발생 시 적절하고 신속한 대응은 위험으로부터 우리와 우리 가족을 보호할 수 있다.
이전에는 화재 발생 시 ‘불나면 무조건 대피 먼저’ 하라는 권고가 있었으나 현재는 소방청, 한국소방안전원, 국립재난안전원 등 전문가로 구성된 피난 안전 대책 개선 방안 TF팀이 화재 발생 현황 및 인명피해 행동 별 특성과 물적 특성 등 빅데이터를 분석해 ‘불나면 살펴서 대피’라는 슬로건을 홍보하고 있다.
이번 기고문에서는 아파트 화재 발생 시 ‘불나면 살펴서 대피 요령’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첫째, ‘자기 집에서 화재가 발생해 대피가 가능한 경우’다. 화재와 연기의 영향 없이 현관을 통해 대피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계단을 이용해 낮은 자세로 지상 층과 옥상 등 안전한 장소로 대피해야 한다. 또 엘리베이터 사용을 자제하고 비상벨을 누른 후 119에 신고한다.
셋째, ‘다른 곳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화염 또는 연기가 들어오지 않는 경우’다. 이때는 무리하게 세대 밖으로 피난하지 않으며 세대 내에서 대기 하되, 열린 창문으로 연기가 들어오지 못하게 창문을 닫는다. 또 119로 즉시 신고하고 안내 방송에 따라 행동하도록 한다.
넷째, ‘다른 곳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화염 또는 연기가 들어오는 경우’다. 이 경우 ‘자기집에서 화재가 발생 시’ 대처 방법과 마찬가지로 화재 및 연기가 없어 대피가 가능하다면 계단을 이용해 낮은 자세로 지상 층, 옥상 등 안전한 장소로 대피한다. 화재 또는 연기가 있어 대피가 어려운 경우 피난 설비(대피 공간, 경량 칸막이, 하향식 피난구)가 설치된 곳으로 이동하여 대피하도록 한다.
아파트 화재는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사고다. 갑작스러운 화재 상황에서는 패닉에 빠지기 쉬우나, 미리 준비하고 숙지한 대처 요령을 따르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
화재는 예고 없이 찾아오지만, 우리의 준비와 대응은 언제나 예고되어야 한다.위의 대피 요령들을 잊지 말고 아파트 구성원 모두가 동참하여 자기 아파트 환경에 맞는 대피 계획을 세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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