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동대문구청 문화공보과 박은영

시민일보

| 2001-06-13 11:19:55

요즘의 문화는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그런데 가정에서 가족들 간 친밀함을 나눌 수 있는 가정의 문화는 나날이 삭막해져가고 있는 것 같다.

특히 가족을 위한 문화 행사들은 턱없이 부족하다. 막상 가족과 함께 집을 나서면, 유익하게 즐길 만한 문화 공간과 공연들이 많지 않다.

모처럼 기대를 가지고 대학로에 가봐도 여전히 선정적인 연극들이 손님을 끌기에만 바쁘고, 온 가족이 마음놓고 관람할 수 있는 공연은 거의 없다. 그러나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부모들은 자녀들을 위해 연극 한 편이라도 잘 선정하는 안목과 관심이 필요하다.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 전당, 국립극장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기대치 못한 좋은 작품을 만날 수도 있다. 온 가족이 함께 건전하고 의미 있는 음악회나 연극 한 편쯤을 관람하는 것은 매우 유익한 가족 문화가 될 것이다.

‘좋은 책에 자녀교육이 있다’는 말이 있듯이 가족 간에 다양한 독서와 나눔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독서 훈련이 청소년들의 일생에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했을 때 가정에서 좋은 책을 함께 읽는 분위기 조성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21세기는 지방자치시대다. 우리는 지금 문화의 시대를 달리고 있다. ‘가정문화 만들기’는 이젠 부모의 몫이기보다는 ‘지자체의 몫’이 되어 가고 있다.

각 지자체별로 경쟁이라도 하듯 영화상영, 인형극, 음악회, 콘서트, 제례의식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상설 무대를 만들어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장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 없이 주민을 단순한 구경꾼으로 전락시키는 문화 행사는 생명력 없는 전시성 행정에 그칠 위험이 크다.

어느 지자체가 좋은 영화를 얼마나 많이 보여 주는가도 중요하지만 문화마인드를 가진 자치단체장이 얼마나 많은 주민들에게 다양한 문화 마인드를 갖게 해주냐가 중요하다.

문화가 활성화되려면 주민들의 참여도 필수적이지만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문화에 참여해야 한다. 문화 혜택은 사치가 아니라 삶 자체이며 생활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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