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숨겨진 고충을 배려해야…

성수2가 3동장 김동중

시민일보

| 2001-06-13 19:42:51

지난해 5월 21일, 푸르른 녹음이 가득한 계절에 우리동네 산업체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 40여명과 함께 ‘외국인 근로자 문화탐방’을 하게 되었다.

우리동의 ‘외국인 근로자 문화탐방’은 올해가 두 번째로 , 99년도에는 한국 민속촌을 방문하였으며, 지난해는 남산타워와 남산민속마을, 덕수궁을 방문 우리 나라의 전통과 문화를 알리는 기회가 되었다.

그러나, 그들을 맞이하는 현실은 냉혹하였다. 한 연수생과의 대화를 통하여 우리 기업들의 비인간적 대우, 과도한 중노동과 임금체불, 이로 인하여 누적된 피로와 더불어 고국 가족들의 생계를 위하여 보내야하는 송금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기업환경도 일부 있다고 들었다.

역지사지라고 하였던가, 불현듯 나는 과거 우리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었다. 독일로 떠난 간호사와 광부, 미국에 있는 우리의 교포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떠난 우리의 형제 자매들, 그들이 재외국민으로서 받은 서러움과 푸대접을 우리의 외국인근로자들에게 고스란히 갚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그것이다.

내가 근무하는 성수2가 3동에는 지난 9월말 현재 10개 국가에서 온 산업연수생 400여명이 22개 중소기업체에서 모국을 떠나 한국의 산업전선에서 미래에 대한 꿈을 키우며 일하고 있다.

또한 그 배가 넘는 비등록 (연수기간을 넘기거나 관광비자로 입국 후 취업한) 외국인근로자들이 더욱 열악한 상황에서 어느 곳에선가 일하고 있다.

비록 그들의 사주들이 그들의 인권과 노동력을 유린하고 있더라도 자국의 경제가 피폐한 상황에서 한국은 그들의 유일한 탈출구인 것이다. 지난 문화탐방을 통하여 느낀바가 크다. 이국의 문화를 접하며 처음에는 수줍어하며 낯설어했지만 차츰 해맑아지는 모습을 보며 그들의 코리안 드림을 볼 수 있었다.

현재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근로자의 대다수는 동남아를 비롯한 후진국의 젊은이들이다. 그들에게 우리가 꿈을 주는 나라가 된다면 그들은 세계 각지에서 우리를 자랑하는 외교사절로 훌륭한 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가 그들에게 꿈을 줄 수 있도록 그들의 숨겨진 고충을 치유할 수 있는 ‘외국인근로자애로상담창구’운영 등 세심한 배려를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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