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價유물 100여점 역사발물관 기증

정년퇴임 앞둔 서울 상수도사업본부장 김재종

시민일보

| 2002-01-19 15:10:46

정년퇴임을 앞두고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유물 100점을 오는 4월 개관하는 서울역사박물관에 모두 기증한 김재종(60·사진)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장.

그는 “힘들여 모아온 유물들을 박물관측에 서도 기쁘게 받아줘 더없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가 기증한 유물은 신사임당의 작품으로 알려진 포도그림 8폭 짜리 병풍을 비롯해 조선시대 서화 37점, 청화백자 등 도자기 50 점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 유물과 우계 성혼(1535∼1598·조선 선조때의 문신), 구봉 송익필(1534∼1599)의 서예 작품 등 90여 점은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또 물소뿔로 만든 비녀와 상아홀 등 민속품 18점은 재료와 모양이 특이해 관계자들 의 눈길을 끌었다.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돈이 궁할 때 팔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되더군요”라며 농담을 건네는 그는 고려대 법대 재학시절부터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졸업한 후에는 취미인 낚시를 즐기러 전국을 돌아다니다 다시 골 동품 수집에 빠져들게 됐다. 낚시를 하겠다며 낚시가방을 메고 여행을 떠났다가 부여, 공주 등지를 떠돌며 유물만 구입해서 돌 아온 적도 있었다.

그는 “담백하고 거짓이 없는 이조분청사기 사발 한 점이 공직생 활을 하는 사람에겐 큰 가르침을 주는 것만 같아 특히 애착이 간 다”면서 “이 사발의 모습과 닮은 서민의 질퍽한 삶을 이해해야 제대로 된 공무원”이라며 후배들에게 남기는 한마디도 잊지 않 았다.

지난 65년 최말단인 9급 서기보로 시작해 공무원의 최고위직인 1 급에까지 오른 그는 오는 6월말 37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정년퇴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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