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과정에서의 단상

강동구청장 민주당 후보 이금라

시민일보

| 2002-04-01 18:17:14

역시 여성이 여성을 찍었다. 물론 후보가 여성이다 보니 여성당원들과 평소에도 많이 접촉해 왔고 운동과정에서도 집중 공략했지만, 기본적으로 능력이 같을 때 여성은 여성후보를 선호한다는 것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강동구의 경우, 대의원 구성에서 청년 30%, 여성 30%를 지켰으므로 여성표가 작았다. 하지만, 캐스팅 보트 역할로 승리를 좌우하였다.

역시 뛴 대로 거둔다. 대의원 수가 300명으로 적은 편이었어도 절반 정도 밖에는 직접 대면할 수 없었다. 나머지는 홍보물로 접할 수 밖에 없었으나 살아온 이력과 일관된 당 생활에 대한 평가를 받은 것이다. 상대는 4개월이나 먼저 선거운동을 시작한 대로 조직적으로 파고 들었다. 그래서 120표 대 99표로 큰 표 차를 벌이지 못했다.

경선에서 선거운동기간은 의미가 없다. 이번에 선거운동기간은 2일이었지만, 사실상 먼저 출마를 선언하고 인사를 다니기 시작하면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셈이다. 누가 대의원이 될 지 모른다 하더라도 평소 지구당에서 핵심적으로 일해 온 당원을 중심으로 접촉해 나가면 여론을 형성시키게 되고, 좁은 판인 만큼 여론이 형성되면 대의원들에게 큰 힘을 발휘하게된다. 먼저 움직이는 것이 상당히 유리하다.

경선은 구청장의 경우, 지구당 내에서 분파를 형성시킬 위험이 있다. 나는 처음부터 본선에 대비해 이 점을 걱정하여 매우 조신하였고, 끝까지 흑색선전에 대해 포지티브적으로 운동을 하였는데, 결과적으로 상대의 페이스에 말려드는 격이 되었다.


경선은 비용이 든다. 평소 알고 지내는 사이이므로 기본적으로 식사, 차 대접을 피할 길이 없다. 하지만 의정활동에 치여 단란한 대화를 해 볼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나에게 경선과정에서 당원들과의 만남은 서로를 이해하는데 아주 좋은 기회가 되었다.

승리한 것 이상으로 기쁜 일도 있다. 그룹별로 모임을 개최하는 자리에서 적극적 지지를 보이던 당원들이 끝까지 도와준 점을 큰 자랑으로 여긴다. 후보가 나서서 선거운동원들을 포섭하지 않음으로써 지구당이 양분되는 경선 후유증이 발생하게 되는 것을 막았기 때문이다. 어떠한 경우에서도 경선 결과에 승복하고 6·13선거는 물론 대선, 17대 총선까지 헌신할 것을 공개적으로 약속한 것에 대해 많은 지지가 있었다.

이번 경선에서 들은 흑색선전은 여성후보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참고할 만할 것이라 판단되어 적어보면, 간호학과 출신에 대해, 여성은 단체장을 맡기에 약하다 (여성이면 시의원 정도로 족하다), 남편이 반대한다 등이다.

심재권 의원과 인척간이라 것 하나가 약점이었다. 그러나 경선과정에서 이 때문에 경선규칙을 준수하여야 하였고 대의원 명단을 빼낼 엄두조차 못했다. 결과적으로 나는 발이 묶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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