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과의 첫 만남’ 진솔-코믹
내달 6일 개봉 ‘몽정기’
시민일보
| 2002-10-30 16:10:38
다음달 6일 개봉작 ‘몽정기’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막 몽정을 시작할 나이에 접어든 중학생들의 성에 대한 첫 느낌을 솔직하고 코믹하게 담은 영화다.
공부보다는 롤러스케이트 장에서 여자를 꼬시고 포르노 잡지를 돌려보고 여관방을 훔쳐보는 재미에 더 관심이 있는 남자 중학생들. 이들이 좌충우돌 벌이는 코메디는 노골적이라 할 만큼 직접적인 성적 묘사가 오르내리지만 주체할 수 없는 욕망을 누르려는 모습은 귀엽게 보여진다.
영화의 배경은 80년대 후반의 중학교 교정. 동현(노형욱)은 여자와 성(性)에 호기심이 많은 전형적인 보통 중학생. 폭주기관차라는 별명을 갖고 있지만은 ‘동물적인 섹스는 싫다’고 말하는 순진함도 가지고 있다. 동현의 단짝 친구들은 부모님이 여인숙을 운영해 또래 애들에 비해 성 지식이 많은 야생마 상민(정대훈)과 별명만큼이나 큰 물건을 자랑하는 대물 영재(안재홍), 그리고 단순 무식한 성격에 성에 대해 제일 무지한 변강쇠 석구(전재형).
신체변화가 갑작스럽게 일어나고 성에 대한 관심으로 가득차 있는 사춘기 네 친구들의 주된 이야기 거리는 주로 몽정 경험이나 새로운 자위방법 등이다.
한편 이들의 담임선생님인 병철(이범수)은 ‘학생은 학생의 본분을, 선생은 선생의 본분을 지켜야 한다’고 역설하는 엄한 수학 교사지만 순수함을 간직하고 학생들을 아끼는 마음은 누구 못지 않은 노총각 선생님이다.
어느날 이들의 교실에 아리따운 수학 교생 유리(김선아)가 나타나면서 학급 아이들의 가슴은 두근거린다. 안 그래도 성적 호기심으로 불타는 사춘기 학생들의 가슴에 예쁜 얼굴에 빵빵한 몸매의 교생 선생의 등장으로 가뜩이나 달아오른 몸이 더 달아오르기 시작하고 급기야 아이들은 무모하고 황당한 행동으로 교생 유리의 관심을 끌려고 노력한다.
유리는 동현을 비롯한 뭇학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자신을 제자로만 대하는 병철을 향해 애정공세를 보내는데…
여관방에 뚫어놓은 구멍으로 옆방의 작업중인 연인들을 훔쳐보고 여선생의 치마 속 보기, 여자 교생 가슴 만지기 등 남자 중학생이 펼치는 못된 장난과 컵라면, 참외, 철봉으로 욕망을 채워주는 처절한 노력은 밉게 보이지는 않는다.
지나치리만큼 솔직한 성에 대한 농담과 대사, 남녀의 성기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대사에 다소 민망함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성을 향한 마음보다는 따뜻한 사춘기의 성장기가 녹아 있어 이해해 줄만하다.
80년대를 느끼게 하는 촌스러운 파머머리, 지금은 보기 힘든 ‘썬데이 서울’의 빨간색 도색잡지, 소풍날 한껏 멋내고 등장하는 날라리 학생, 지루한 수업 시간 등 20~30대에게는 학창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만한 요소들이 영화 곳곳에 잘 배치돼 있다.
/문향숙기자 cult@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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